수필

쑥떡

명명가 2013. 10. 2. 09:30

 

쑥떡

 

어린 시절에 쑥을 화롯불에 태워 날아드는 모기를 쫓았다. 그 시절에 즐겨 먹던 쑥떡이 나이가 들면서 더 좋다.

  

식구들이 함께 산밭에 갔다. 산기슭에 있는 밭 주변을 둘러보니 여름에 풀을 배어낸 자리에서 쑥이 소담스럽게 다시 자라고 있다. 아내가 쑥을 뜯어다 떡을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새 순만 뜯기 시작한다. 이 쑥으로 쑥떡을 만들면 재격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에 봄이면 정성 들여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쑥떡이며 쑥 범벅이, 쑥국, 쑥 송편 등이 있었다. 쑥떡은 봄에 나오는 해쑥을 쌀가루와 섞어서 반죽하여 찐 떡이다. 가을이지만 봄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아내가 쑥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쑥을 깨끗이 손질하여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파랗게 삶았다. 그리고 건져내어 찬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내고 물기를 꼭 짰다. 다음에 쑥과 쌀가루를 가지고 방앗간에서 빻았다. 물을 끓여서 가루에 넣고 반죽했다. 반죽이 너무 되면 떡이 딱딱하고 맛이 없다. 반죽한 것을 둥글게 모양을 내서 만들었다. 손바닥 크기로 만들어서 솥에 보자기를 깔고 쪘다. 30분 정도 찌고 식힌 후에 먹었다. 그 맛은 쫄깃하고 옛날의 맛이 담겨 있다. 뜨거울 때보다 차게 식혔을 때가 더 쫀득하다. 쑥떡은 얼이 서려 있는 고유한 음식이다.

쑥은 흔하게 자생하여 그 귀중함을 모르고 있다. 여러 가지 병을 고칠 수도 있고, 굶주림을 면할 수 있는 식용선약(食用仙藥)이다. 단군 신화에도 쑥이 등장한다. 곰이 백일 동안 쑥을 먹고 인간으로 화신했다는 이야기이다. 선조들도 쑥떡을 맛있는 음식으로 즐겨왔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떡을 만드는 시루가 발견되었고,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떡을 만드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지난날 참혹했던 일제치하에서 우리 겨레는 생산된 농산물을 공출(供出)이란 미명으로 모두 수탈당하고, 아사 직전의 굶주림에 시달려야만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렸다. 그들은 콩 찌꺼기나 소나무 껍질의 독성 때문인지 전신이 퉁퉁 부어오르는 부황병에 시달렸다. 이때 쑥에다 소나무 껍질이나 콩 찌꺼기를 섞어서 쑥 죽이나 쑥떡을 만들어서 먹으면, 부기가 빠지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한방에서는 쑥 잎을 지혈, 진통, 강장제, 소화촉진제 등 약용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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