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생활에 들어서기
오늘은 나보다 먼저 퇴직하여 새로운 삶을 사는 동료들을 만났네. 많은 사연을 공유한 가까운 사람들이네. 그들은 이미 2부 생활에 발을 내디디고 저만치 가고 있었네. 한 사람은 독서실 원장님이 되었고, 한 사람은 건물 빌딩 주인이 되어 있었네. 그들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네.
식사를 하면서 속내를 드러내네. 어깨가 아프다고도 하고 시력이 안 좋아 걱정도 하네. 관심 주제는 견비통이었네. 치료를 잘하는 병원 소개가 가장 큰 관심사였네. 한마디로 건강이 최고라네.
앞으로 10년은 활기찬 세월이 될 것이고 그 앞 10년은 활동 범위가 좁아지고 운이 없으면 병마와 싸워야 하는 시간이라네.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왔는지 모르겠네. 이제 산모퉁이 자갈길에 다리가 무거워서 가던 길을 쉬어가야 하네.
마땅히 쉴 곳이 없으면 바위에 걸터앉아 세상사를 논하는 것도 행복이네.
젊음의 시절에는 세월이 더디 간다고 재촉했었는데 지금은 남은 길만 저만치 눈에 어리네. 걸어온 길 위에 내 흔적은 잔잔하게 가라앉네.
가는 세월이 천천히 오라하네. 하루의 삶이 평생의 삶과 같네. 짧은 하루 속에 똑같이 반복되는 일들이 있네. 밥 먹고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말하고 잠을 자네.
그 하루 속에 시간과 행복이 있네. 하루가 행복하면 평생이 행복할 것이네. 아침 해는 하루를 밝히지만 가슴의 아침은 내일을 밝히네.
한결같은 삶이 하루의 행복을 더 감질나게 하네. 그 행복은 마음을 나누는 일로 시작되네. 가장 좋은 나눔은 따뜻한 가슴을 갖는 것이네.
삶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네. 외로울 때는 기다림을 배우네. 기다림을 배울 때는 마음의 문이 저절로 열리네. 그리움은 가까이 있든지 멀리 있든지 흐르는 물처럼 잔잔하게 밀려오네. 외롭다는 것은 잃어버린 나를 찾는 시간이네.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맑고 깨끗한 얼굴로 있으면 좋겠네.
굳이 말은 없어도 느낄 수 있는 것이 2부의 삶이네. 마음을 담아 걱정해 주는 따뜻한 말이 오히려 가슴을 적시게 하네. 마음 비운다는 것이 이런 일이라는 것을 느끼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이네. 다 버리고 갈 삶이네. 사람이 태어날 때 아기 혼자 울고, 주위의 사람들은 미소 짓네. 그러나 그가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주위 사람들이 우네.
나뭇가지에 새가 날아와 앉네. 눈을 뜨면 보이지 않다가도 눈을 감으면 정지했던 일들이 돌아가네.
삶이 자연을 물들게 하는 신비함이 벅찬 감동으로 변하네. 드디어 2부 생활에 들어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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