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맞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맞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이 아는 지식이나 지혜는 한계가 있고, 각자 하는 말과 논리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지식은 일부분이고, 조금 안다고 절대적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만이다. 자기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잣대로 세상을 보고 내린 결론은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보면 옳고 그름이 바뀔 수도 있다.
정치인들의 끝없는 자기주장이 있고, 인터넷에 자기주장과 다른 글이 올라오면 여지없이 댓글로 인신공격하며, 각종 모임에 나가 자기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언쟁을 하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정치 이야기는 될 수 있는 대로 나누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좋게 말하면 언론의 자유가 극도로 발달한 현상이고, 나쁘게 말하면 국론이 세대별로 분열되어 통합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국가발전에 장애물이 등장했다는 신호다. 세상이 급변하여 기존 사회구조가 많이 변했다.
정체성의 변화로 대인관계에 부적응 현상이 나타나고, 자기의 뜻을 주장하는 사람 중에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 논리를 펴고, 처지가 바뀌면 지금까지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주장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황희 정승의 ‘너도 옳고, 너도 옳다, 그리고 너도 옳다’라는 일화가 있다. 집안 노비 둘이 다투다가 한 노비가 다른 노비의 잘못한 점을 고하자, 황희 정승이 ‘네 말이 옳다’고 하고, 이어서 또 다른 노비가 와서 앞서 다녀간 노비의 잘못을 고하자, ‘네 말이 옳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황희 정승의 부인이 ‘이쪽도 옳고 저쪽도 옳다고 하면 대체 어느 쪽이 틀렸다는 말씀입니까’라고 하자, ‘그 말도 옳소’라고 했다.
황희 정승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그저 아랫사람들에게 공평하게 공감해 준 것이다. 세상에 아닌 것은 없다. 나도 옳고 너도 옳다. 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상대방의 생각도 나름대로 옳은 일면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