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은 와요
2020년 2월부터 바이러스가 삶을 어렵게 만들었다. 방역에 성공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 즈음 바이러스가 반격을 시작했다.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수시로 핸드폰을 보며 코로나19 뉴스를 접한다. 우리 동네에도 확진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심만 가득하다. 오늘은 확진자가 얼마나 늘었고 사망자는 몇 명이나 나왔는지 확인하는 일이 일과가 되었다.
TV에서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동이 났다는 뉴스만 반복하고, 자고 일어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숫자를 보며 공포는 더욱 커진다. 공포는 바이러스보다 더 빨리 퍼졌다. 바이러스 세상에서 감염을 피하고, 전파자가 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힘겹다. 일상은 무너지고, 갈 데라곤 사람이 뜸한 곳을 찾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준수가 전부인 개인 방역 생활이 계속된다. 바이러스는 살아 움직이고,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공포로 위축된 사람들은 특정 지역과 집단을 분노의 대상으로 본다. 분노는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 ‘신천지’로 옮겨갔다. 경계와 혐오는 감염병 종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확진자 수를 확인하는 것도 별다른 의미가 없어졌다. 이번 사태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다.
급성호흡기증후군인 사스 때도 그랬고, 메르스 때도 우리는 많은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263명이나 되는 사망자가 발생했던 신종플루가 닥쳐왔을 때도 공포와 불안에 떨었다. 코로나19 역시 우리를 힘들게 하고 희생자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나타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언젠가 바이러스가 또다시 몰려오면, 그때는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수많은 질병을 극복하고 인류의 수명을 한껏 늘려온 현대의학도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에는 당하고만 있다.
변종 바이러스가 인간을 공격하여 경제가 무너지고, 기후변화에 온갖 재앙이 닥치는 등 아무리 큰 재난이 와도 봄은 올해도 온다. 거실의 화분에는 어느새 봄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이미 봄은 우리 곁에 와 있지만, 바깥세상은 아직도 춥고 찬 바람이 불고 있다. 계절은 저절로 오지만, 이 어려운 계절은 더 인내해야 봄을 마주할 수 있다. 코로나 세상 잘 건너고 따뜻한 봄날을 기쁘게 맞이할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