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의 바라문족이 신봉하던 바라문교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생을 네 가지 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스승 밑에서 학습하는 청년 시절의 범행기, 가정에서 생활하며 가장의 의무를 다하는 가주기, 가정과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숲속에 들어가 은거하는 임서기, 숲속의 거처까지 버리고 완전히 무소유로 걸식하는 ‘유랑기’가 있습니다.
그중에 임서기는 남자가 가정을 떠나 동네 뒷산의 원두막 같은 데서 혼자 사는 시기입니다. 그들은 자기를 되돌아보며 수행을 하라는 종교적 의미도 있지만 늙은 남자는 가정에 짐이 된다는 현실적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임서기’를 지나 75세가 되면, 거처를 떠나는 ‘유랑기’가 되고, 떠돌면서 얻어먹다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인생의 철리哲理를 실천합니다. 아무리 문화가 발전해도 죽지 않을 수는 없고 원래 고독합니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홀로 죽어야 합니다. 고독하게 죽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든 인생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임서기는 현대 사회에서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인기 있는 삶의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사람 중에는 시대적인 변화나 사회적인 압박에 대한 반발로 임서기의 삶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삶의 선택은 경제적인 부담이나 사회적인 안정성의 결여 등의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TV프로에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산속 생활을 하는 그들은 하나 같이 지난날의 아픈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의 측면에서 보면 그들은 임서기를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그들을 치유해준 것은 자연이었고, 도시 생활을 등지고 오지 생활을 선택하여 ‘임서기’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들은 모든 행복이 마음에 있고 자연에서 소중한 가치를 찾았다고 말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나이가 많으면, ‘현대식 임서기’에 들어섰습니다. 그들은 집에 앉아 있어도 산자락의 바람을 그리워합니다. 등산복으로 무장하고 집을 나서고, 산에 끊임없이 오릅니다. 그들은 등산이 직업인 것처럼 걷지 않으면 답답하여 여건만 되면 지인들과 함께 아니면 혼자라도 산에 오릅니다. 험한 산, 바닷가, 들길을 가리지 않고 기회만 되면 걷습니다. 봄에는 각양각색의 꽃이 좋아 걷고, 여름에는 초록빛이 좋아서 비를 맞으며 걷고, 가을에는 단풍에 취해 걷고, 겨울에는 설경이 좋아 아이젠을 차고 스틱에 의지하여 걷습니다. 길을 나서면 계절의 변화가 하나하나 꼼꼼하게 보입니다.
현대인의 ‘임서기’는 옛날의 ‘임서기와 차이가 있습니다.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떠나 외부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비슷합니다. 이러한 선택은 궁극적인 자유, 신체적 정신적인 수양, 자연과 교감 등이 목적입니다. 이러한 삶의 선택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므로 새로운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습니다. ‘현대판 임서기 사람들’의 삶의 선택은 개인적이기 때문에, 이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서기 사람들은 자연과 어우러집니다. 같은 산길을 걸어도 늘 새로운 모습입니다. 어느새 나무를 닮아 가고 산을 쫓아갑니다. ‘임서기’에는 움직이기 위하여 걷고 걷기 위하여 움직입니다. 현대판 임서기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연 속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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