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26년에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나이 든 사람은 예전처럼 어르신이 아니고 그냥 늙은 사람이라는 의미의 ‘노인’으로 굳어졌고, 사회적 지위도 낮아졌습니다. 젊은이들이 말하는 노인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잠재의식 속에 쓸모없는 존재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은 노인들이 가족과 사회에 짐이 되는 존재라고 여깁니다. 용모에서부터 행동까지 부담스럽고, 부양해야 하는 존재이며, 나라 경제에 부담이 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을 혐오하는 사회 분위기도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연금충, 할매미, 틀딱충 등 노인을 비하하는 말들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노털이나 꼰대 정도로 비하하는 정도였는데, 요즈음은 노인을 벌레 취급하여 벌레 '충' 자를 써서 노인충이라고도 합니다. 비하하는 다른 이유로는 빈곤, 일자리, 복지 확대 등이 있고, 그들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노인들의 앞날은 좋은 일보다 궂은일이 많습니다. 그들은 병마에 시달리는 일이 많고, 첨단 의술을 행한다고 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공경의 대상이었던 노인이 왜 혐오의 대상이 되었을까? 그것은 복지와 일자리 등 사회적 자원의 배분 문제가 하나의 원인으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을 더 했습니다. 그러나 노인들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없습니다. 노인이 하는 일과 청년이 하는 일은 다릅니다. 노인들은 대부분 청년이 회피하는 업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에 노인들이 고용될 수 없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젊은이들이 노인을 멸시하는 것은 자신의 앞날을 멸시하는 일입니다. 노인을 혐오하는 일은 미래의 나를 미워하는 일이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 젊은이들은 중년이 되고, 중년은 장년이 되고, 장년은 노인이 됩니다. 노인들의 노력으로 지켜온 이 땅에 청년들이 살고 있고, 청년들이 일구는 세상에서 노인들이 살아갑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배려와 희생으로 자라왔고, 우리가 베푸는 배려와 희생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령화로 청년들의 재정 및 부양 부담은 노인이 만든 문제가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사회 현상입니다. 사회 현상에 알맞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정치권과 기업이 할 일입니다. 사회 현상으로 생긴 불만을 노인을 혐오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입니다.
노인이 되면 대부분 존재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지도층의 존재에서 배우는 학생의 처지가 됩니다. 모든 것을 가르쳐주던 어른에서 손자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는 처지로 변합니다. 그러나 노인이 사회에 설 자리가 좁아진다고 무가치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인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도 모르게 조용합니다. 복잡한 거리에 나서면 젊은이들은 많은데, 노인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가한 거리에 가면 가끔 놀이터에 계시거나 폐지를 주우려고 손수레를 끄는 모습이 보입니다. 요즘 세상은 미래지향으로 급변하는 사회입니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거동이 느리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일에 미숙하므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문물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서 대접받지 못합니다.
가족의 울타리가 무너진 사회에서 노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사라지고, 홀로 고독하게 작은 방에서 외로움과 씨름하다 고독사하는 독거노인도 있습니다. 이들의 삶은 처절한 생존을 향한 일상이 전부입니다. 경로당에 모여 소일하는 모습이 노인의 길이라고 생각하면, 마냥 슬픈 일입니다.
"늙어야 늙음을 안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떤 경험이나 지식은 그것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청소년 시절에는 무모하게 행동했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그 행동이나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독거노인은 병원에 갈 돈도 없고, 가기도 힘듭니다. 봉사자들은 독거노인들의 빈곤이 고립을 부른다고 말합니다. 과거에는 자식들이 부양 의무를 졌지만, 이제는 그 책임이 사회로 옮겨갔습니다. 독거노인에 대한 관리는 봉사자들이나 복지 요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잘것없는 노인들의 삶에도 수없이 많은 삶의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