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며칠 전에 길을 가다 500원짜리 동전 1개가 땅에 떨어져 흙이 묻고 더러운 상태로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있었다. 동전을 못 본 사람도 있고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도 있었다. 그 돈을 줍고 싶었지만 상태가 더럽고 하찮게 생각되어 그냥 지나쳤다. 걸어가면서 속으로 ‘그까짓 500원을 주워서 어디에 사용하겠는가?’ 혼자 중얼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더니 어떤 할머니가 그 동전을 줍는 모습이 보인다. 길거리에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도 지나간다. 리어카에 폐지를 가득 주워가면 용돈을 벌 수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을 찾아 돈의 굴레에 저당 잡혀 시간을 보낸다. 치열한 삶의 전쟁도 밥벌이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이라는 상자 속에 돈의 굴레로 갇혀 있다. 해가 쨍쨍할 때는 우산을 빌려주던 은행이 비가 와서 우산이 필요할 때는 빌려준 우산도 빼앗아간다. 이처럼 현실은 냉정하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어렵고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돈이다. 돈이 없으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도 없고, 인간의 삶을 황폐화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하고, 돈이 인생의 전부인양 살기도 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기에 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우리 사회에서 돈에 대한 추구는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육아정책연구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국민 다수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최고의 조건으로 사랑과 관심보다 돈을 꼽았고, 바람직한 부모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도 경제력을 선택했다. 그래서 돈이 곧 힘이 되고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인기를 누리고 대접을 받는다. 우리 사회는 돈을 향한 효율만을 강요하며 구성원들 사이에 생기는 격차를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한다. 돈이 없으면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를 불안감이 밀려온다.
돈 없이도 혼자서 고상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안쓰럽고 남세스러운 일이다. 돈이 의식주를 해결해 주는 현실을 인정하고 돈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모든 먹잇감에는 노동의 대가가 숨어 있고, 돈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만이 자기의 삶을 긍정적으로 살 수 있다.
통장에 잔액이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돈에 대한 감정이 풍요로워야 삶이 풍요로울 수 있다. 돈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면 돈을 모을 수가 없다. 돈의 포괄성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좋아한다. 돈은 현학적으로 유동성이 능한 존재이고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변신술에 아주 능하다.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돈은 이 세상 어떤 것으로도 변하고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도 변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사랑도 행복도 우정도 애국심도 구할 수 있다. 그래서 돈을 좋아한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욕심이 무한하여 돈에게 싫증을 느끼지 않는다. 가난과 부유는 모두 자기 손에 달려 있다. 인생의 불안전성을 이해한다면 더 부자가 될 수 있다. 가난하다고 생각하면 진짜 가난하게 살게 되고 부유하다고 생각하면 진짜 부유하게 살게 된다. 돈을 많이 벌려면 부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써야할 곳을 분간할 줄 알아야 한다. 돈 앞에서 진실하고 씨 돈을 쓰지 않고, 돈을 쓸 때는 돈에게 물어보고 사용하며, 돈이 은행에 가면 살아서 숨 쉰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공부나 일을 열심히 한 것과 수입은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나 노동 시간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어느 직종이든지 ‘기본적인 노력’은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면 운, 시기, 인맥, 개인차로 갈린다.
나는 현금을 얼마나 만져보았을까?
퇴직 전까지 월급이 통장으로 입금 되고 카드로 지불하면서 생활하였다. 큰돈을 써 본 일도 몇 번 있었다. 집을 구입할 때 몇 억을 거래한 것이 내 한평생 가장 많은 돈을 만져본 일이다. 그 외에는 작은 돈만 만지며 살아왔다. 보통 사람들은 일억이 넘으면 돈에 대한 감각이 둔해지고 얼마의 가치가 되는지 가늠이 잘 안 된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대부분이 몇 년이 지나면 당첨금을 모두 탕진한다. 그들은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몰라 거지가 된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들로부터 근검절약하는 정신과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돈을 모아 노후가 보장 된 사람들은 돈은 써야 내 돈이다. 아무리 내가 벌어놓은 돈이라고 할지라도 내가 쓰지 않으면 결국 남의 돈이다.
일본인 소설가 소노 아야코는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책에서 마음 편히 돈을 쓰라고 조언한다. 그는 갖고 있는 재산에 손도 대지 않고 살다가 죽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노인들이 돈에 집착하는 이유는 자식이나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최후로 의지가 되는 것은 돈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미국의 스티븐 폴란과 마크 레빈은 공동저서에서 『다 쓰고 죽어라 Die Broke』라는 책에서 죽기 전에 한 푼도 남기지 말고 있는 돈을 다 쓰라고 말한다. 내가 죽은 다음에 돈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자식에게 거액을 상속한다고 자식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상속은 후손들의 삶을 망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현명한 상속은 자녀가 아파트를 한 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튼, 돈은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혜롭게 써서 부와 행복을 창출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