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철쭉꽃이 비에 젖었다.
벚꽃과 진달래가 지고, 철쭉이 피었다. 아파트 화단에도 공원에도 도심 여기저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철쭉꽃이다. 축대 돌 틈이나 양지바른 산기슭에 꽃망울이 터져 화려하다.
진달래꽃과 철쭉꽃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다른 점이 있다.
진달래꽃은 4월 초에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꽃받침이 끈적이지 않고 잎 뒷면에 털이 없고 식용이 가능하고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라 한다. 꽃이 피어도 잎이 없다.
철쭉꽃은 5월 중에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나중에 핀다. 꽃받침이 끈적끈적하고 잎 뒷면에 털이 있고 독성이 있어서 먹을 수 없으므로 ‘개꽃’이라 한다. 철쭉은 진달래과에 딸린 낙엽 관목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로 전국 각지의 산에 많이 자생하며 키는 2~5m쯤이며 잎은 거꾸로 세운 달걀 모양이고 가지 끝에 돌려난다. 깔때기 모양의 꽃은 꽃잎의 끝이 다섯 갈래이고,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꽃잎이 통꽃이고 수술 10개, 암술 1개가 뻗쳐 있다. 꽃이 필 때 잎이 있으면 철쭉꽃이다. 철쭉꽃에는 반점 또는 적갈색이 있고 꽃받침이 있고 꽃임 수만큼 갈라져 있으며 잎에 털이 나 있다. 꽃말은 정열과 사랑의 기쁨이다. 산에 나는 철쭉의 줄기는 조각의 재료나 땔감으로 쓰이고, 잎은 약재로 쓰인다. 관상용으로 정원에 심기도 하고, 온실에서 가꾸는 원예용 품종도 많다.
오늘은 황매산으로 철쭉꽃을 찾아 나섰다. 산행버스가 경남 산청군 장박마을을 지나 떡갈재에 도착했다. 산행코스는 떡갈재 들머리를 시점으로 너백이 쉼터, 황매산, 철쭉군락지, 황매평전, 베틀봉, 철쭉군락지, 모산재, 덕만 주차장까지 11km였다.
대전은 날씨가 흐렸는데 황매산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이나 비옷을 갖추고 산행을 했다. 일행들이 비에 젖은 산길을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이 전개되며 서서히 몸을 달구기 시작한다. 1시간 정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선다. 황매산 주능선이 눈앞에 드러난다. 황매봉에서 우리나라 최대의 철쭉군락지 중 하나라는 황매평전으로 이어지는 목재 데크 계단길을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가는 봄이 아쉬워 데크 계단으로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경사가 완만한 능선 등산로에 철쭉꽃이 화려하다. 사진을 찍느라 등산객들이 철쭉꽃을 이리저리 젖혀 놓았다.
북쪽 능선에서 구름과 바람과 가랑비가 정상을 향해 달려온다. 예쁘게 핀 철쭉 향연이 구름으로 가려진다.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두 개의 이정표가 있고 원형 모양의 나무 의자들이 놓여 있다. 우리 일행은 가지고 온 간식을 내놓고 허기를 달랬다. 바윗길 암릉을 지나 오밀조밀하게 바위들이 놓여 있는 황매산 정상에 올라섰다. 정상석에 '黃梅峰'이라 적혀 있다. 카메라에 추억을 담는다. 불어오는 비바람은 꽉 막힌 가슴을 열어젖힌다. 황매평전과 모산재를 지나 전망대로 이동하니 하산 예정지인 마을이 평화스럽게 모여 있다.
베틀굴 바위 사면 아래 부채꼴 모양으로 붉게 물들인 철쭉꽃이 맑은 햇살에 투영되어 온 몸을 활활 불사르고 있다. 모산재 방향으로 펼쳐지는 철쭉 군락은 황매산의 정기를 담아 일궈낸 철쭉 명소의 자존심을 평전 위에 펼치며 손님을 맞고 있으니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그 달콤함은 배가 된다. 전망대에서 철쭉제단으로 내려가는 길 우측 철쭉 숲 사이 구불구불 좁다란 꽃길은 미로처럼 생겨 숨바꼭질하듯 일행과 재밌는 행복한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제단 앞 능선을 타고 붉게 물들어 있는 또 다른 군락은 황매산의 장쾌한 풍경과 함께 조화를 이룬 초대형 풍경화로 펼쳐져 일상의 무딘 감정을 끊임없이 두들겨 깨우고 있다. 모산재가 지척인 군락 종점을 반환점으로 돌아서 행사장 마을로 향한다. 길게 드리워진 푹신한 흙길은 산책로 기능을 발휘한다.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철쭉꽃 구경을 나선 사람들로 줄을 잇는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밝은 표정으로 행사장으로 향한다.
2017년 5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