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밤새 흰 눈이 내려 하얀 세상을 만들었다.
만날 사람도 없는데 하얀 눈밭을 걷는다.
발자국 남기고 돌아서면 내리는 눈이 다시 새하얀 세상을 만든다.
그래도 나는 어린 시절에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그 눈이라 생각된다.
눈이 내리는 것이 즐거운 것을 보면 어린 마음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눈 오는 날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창호지문과 화롯불, 아랫목에 펼쳐진 이불,
사랑채의 검정 솥에서 김이 나고 붉은 불이 남아 있던 아궁이가 떠오른다.
눈 오는 날이면 내 어린 시절에 함께 살던 동네 사람들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흰눈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