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까치집

명명가 2019. 3. 25. 18:05

이른 봄이라서 나뭇잎이 떨어져 높은 나무 꼭대기에 있는 까치집이 잘 보인다.

아파트 주변에 이렇게 많은 까치집이 있는 줄 생각도 못했다.

까치가 천적들을 피하기 위해서 높은 곳에 집을 지은 것이다.

높아서 둥우리 안을 엿볼 수는 없다.

까치들의 동태를 관찰하면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까치들끼리 주고받는 빠르기와 높고 낮음의 소리로 의사소통한다.

 

작년에 지은 까치집은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대충 얹은 듯하지만 태풍이 불어도 꿈쩍하지 않았다.

강풍이나 비바람에 까치집이 날아간 적은 본 적이 없다.

부실시공이 없는 까치들의 건축공법을 인간들이 배워야 할 것 같다.

금년에도 까치 부부가 부지런히 잔가지를 물어와 둥지를 보수한다.

부리만으로 쌓아올려야 하니 도와주고 싶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게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느리고 더딘 집짓기다.

둘이서 집 짓는 모습을 바라보면 흐믓한 마음이 든다.

첫 살림을 시작하는 신혼부부 같다.

까치는 자신의 거처를 스스로 짓는다. 그래서 그런지 집이 없는 까치도 없고, 여러 개의 집을 욕심내는 까치도 없다.

알을 낳고 새 생명이 탄생할 따스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올봄에도 까치 이웃이 우리 주변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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