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노년기의 행복

명명가 2018. 9. 4. 17:53

노후의 행복을 만들려면 건강과 돈이 필수조건이다. 돈은 쓰기 위해 버는 것이고, 노인의 절약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돈은 이 주머니에 갔다가 저 주머니로 가며 돌고 도는 것이 속성이다.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노인도 돈을 벌 때가 아니라 쓸 때이다.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노후생활비를 마련할 수도 있고, 평생 집 걱정 없이 살 수도 있다. 자기 생활비 마련에 자식들 신세를 지지 않을 정도면 돈이 얼마가 됐건 가치 있게 써야 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재산을 모으는데 전념하지 말고 자신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일에 돈을 써야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쓰는 것도 행복이다. 노인에게 돈은 생활필수품을 구입하고 최소한의 여가비용을 마련할 수 있으면 족하다.

돈이 있으면 대가를 생각하지 말고 자식들에게 일부분을 물려주는 것도 쓰는 것이다. 평균수명을 넘어선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자기 돈을 다 쓸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가진 돈을 쓸 수 있을 때까지가 해복한 시간이고, 노년의 새로운 삶이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한 사람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친구다.’라고 했다. 친구가 많은 사람이 행복을 더 누릴 수 있는 것이 보편적이고, 노년의 우정은 삶을 멋지게 엮어가는 지름길이다.

 

노년기의 우정은 긍정적, 부정적 기능이 동시에 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비슷한 정서적 이해 속에서 친교활동을 적극적으로 나누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경제적인 면이나 건강문제로 어려움이 생기면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싶지 않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누구나 자신의 경제상황, 건강상태 등에 문제가 없으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한다. 그러나 이들에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친구 사이라도 담을 쌓고 자기만의 세계로 숨어버린다. 자기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 가까웠던 사람들까지 기피한다.

 

노인요양시설의 어느 노인이 남긴 낙서이다.

돈 있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하지 말고, 명예가 있어도 뽐내지 마라. 병들어 누우면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산다. 인생 다 부질 없다. 아프면 괄시 받으니 건강이 최고다.’

가볍게 넘기기에는 너무 가혹한 내용이다. 노년기에는 많은 것을 잃는다. 오랫동안 하던 일에서 물러나게 되고 경제력과 사회적 관계망을 잃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만날 일도 적어진다. 오랜 세월 함께 했던 배우자를 잃거나 건강을 잃는 사람도 생기고, 체력과 활력이 넘치던 사람도 노인이 되면 이런저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일도 잦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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