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거품이 꺼질 때

명명가 2019. 9. 26. 08:14

오늘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저 세상으로 떠나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친구들이 모여 조문을 하고 돌아오니 허전한 마음만 남는다. 그리움이든 슬픔이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저 태양이 오늘 하루를 다하고 모양을 잃으면 우리 인생도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조병화 시인의 먼 여행이란 시가 있다.

이제부턴 나를 찾거든

 없다고만 해라

 어딜 갔느냐고 묻거든

그저 멀리 갔다고만 해라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거든

그저 모른다고만 해라.

그저 멀리 갔다고만 해라.


이 시를 읽으면 사람이 그리워지고, 누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여 사소한 것까지 소중해진다. 한 살씩 세월에 물들어 가고 숨겨진 그리움이 잔잔한 물살로 다가온다. 바위에 부딪히는 물소리가 인생의 지친 삶의 소리로 들린다. 이제는 자식들도 자기 갈 길을 찾아가니 오직 나이든 아내가 황혼 인생길의 동반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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