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근로자 파견의 시초는 1960년대 서독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들이었다.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자본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국외 근로자 파견은 외화 획득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 당시 서독은 산업 각 분야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했다. 그들은 산업 인력의 부족을 아시아 국가에서 채웠다. 이들의 근무 여건은 열악했다. 사고 위험이 큰 탄광의 끝단에서 공포와 지열 등 악조건을 이겨야 했다. 병원에서 일했던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도 여성들이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그들은 가족들의 생계와 더 좋은 삶을 위하여 고생을 감수했다.
1964년 12월 10일 박정희 대통령 내외는 함보른 광산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과 뤼브케 서독 대통령이 한 차에 타고, 육영수 여사는 뤼브케 대통령 부인과 바로 뒤차에 탔다. 오전 10시 40분, 박 대통령과 뤼브케 대통령이 탄 차가 탄광회사 본관 앞에 도착했다. 광부들은 양복 정장, 간호사들은 한복을 입고 좌우에 줄을 서서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산 악대가 주악을 울리고, 박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던 광부와 간호사들을 만났다.
"근무 중 이상 무, 각하, 안녕하십니까!"
광부들은 군인들처럼 거수경례하며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도 거수경례로 그들의 인사에 답하고 악수했다. 뒤에서 따라오던 육영수 여사는 간호사들에게 말을 건넸다.
“고향이∼”
인사를 하자마자 간호사가 울기 시작했다.
"일은 고달프지 않습니까?"
두 번째 간호사에게 인사하고 이어서 세 번째 간호사와 악수를 하면서
"고향이〜"
이 말이 나오는 순간, 그 간호사도 울음을 터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모두 울기 시작했다. 곡을 연주하던 사람들도 울었다. 행사장 중간쯤에 가 있던 박 대통령도 뒤를 돌아보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간호사들에게 둘러싸인 육 여사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주위에서 부축했다. 사진을 찍던 사진기자들도 카메라를 내려놓고 함께 울었고, 취재기자들도, 독일인 광산회사 사장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10분 이상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박 대통령 내외는 단상에 올랐다. 광부들로 구성된 악대가 애국가를 연주했다. 애국가는 뒤로 갈수록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애국가가 후렴으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합창은 흐느낌으로 변했다. 마지막 소절에서는 가사가 들리지 않았다. 함보른 광산회사 영업부장이 환영사를 읽었다. 그는 한국인 광부들의 근면함을 칭찬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연단에 올랐다.
"여러분, 만리타향에서 이렇게 상봉하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조국을 떠나 이역만리 남의 나라 땅 밑에서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서독 정부의 초청으로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곳에 와 일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제일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받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시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원고를 덮고, 자기 생각대로 이야기를 전했다.
"광부 여러분, 간호사 여러분, 모국의 가족이나 고향 생각에 괴로움이 많을 줄 생각되지만, 개개인이 무엇 때문에 이 먼 이국에 찾아왔던가를 명심하여 조국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일합시다. 비록 우리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위해 남들과 같은 번영의 터전만이라도 닦아 놓읍시다."
박 대통령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다가 결국 울었고, 강당 안은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이들의 삶은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음과 외로움이 조국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으로 변했다. 이들의 삶은 개인적이지만 교민 역사이자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해외 인력 파견은 1970년대 베트남전 참전과 함께 민간 주도로 이루어졌다. 베트남전에 30여만 명의 전투 병력과 6만여 명의 건설 기술 인력을 파견하였고, 민간 영역의 수익은 경제발전의 동력이 되었다. 이어서 건설기업들이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곳곳에서 공사 수주에 성공했고, 기술 인력들의 중동행이 이어졌다. 근로자들은 사막의 뜨거운 기후를 이겨내고 최일선에서 일했다. 그들이 번 돈은 우리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2021년 6월에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이 구직자 1,528명에게 코로나19 이후 무기력증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69%가 ‘어떤 시도를 해도 상황을 바꿀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증에 시달린다’라고 답했다. 이들 중에서 55.3%가 ‘취업 의지가 점점 사라진다’라고 답했다. 무기력증을 겪는다는 응답자 중에 취업을 포기한 이들도 18.9%였다. 이들의 63.3%는 현재 구직활동을 하면서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구직활동을 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채용 공고가 줄어들어 지원 기회가 적어진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업자는 늘어나고 취업 기회까지 적어지고, 젊은 세대들이 갈 곳이 없다.
요즈음 20대가 선호하는 직업 1위는 공무원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대기업, 공기업 취직이 뒤따른다. 공무원은 해고에 대한 불안이 없지만, 9급 공무원을 기준으로 합격률은 2%에 불과하다. 그들은 노량진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울 때가 많다. 고시학원에 다니며 2%의 합격률을 바라보고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책상 앞에 붙어 공부해야 한다. 대기업 취준생들도 100:1 이상의 경쟁률을 뚫기 위해 외국어 학원, 컴퓨터학원 등의 각종 자격증 학원, 해외 유학이나 어학연수, 대외활동 봉사활동 등의 각종 자격조건을 끝도 없이 쌓고 있다. 이렇게 그 직업을 갖기 위해 현재의 삶을 희생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의 꿈을 꿀 시간조차 없다. 음악을 좋아하고, 미술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패션을 좋아하는 그들에게 오직 취업만이 있을 뿐이다.
열심히 노력해도 쉽게 열리지 않는 취업의 문이다. 그러나 영어와 관련 경험만 있다면 중동이나 동남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문을 두드리면 좋겠다. 중소기업과 농촌에서는 일손이 부족하여 구인난에 허덕이고, 도시는 일자리가 없어 구직난에 허덕인다. 현재 일자리가 증가하는 분야는 단연 태양광발전 관련 일자리다. 태양광 패널 생산, 설치, 프로젝트 개발, 관련 서비스 등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가 나온다. 지금까지는 컴퓨터 혁명이 만든 많은 일자리를 얻었고, 유명 IT 산업의 임원들은 많은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자리가 반대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다. 인공지능으로 기존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게 되고, 좋은 학력을 가진 사람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로스 Ross는 IBM이 만든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변호사다. 로스는 2016년 5월에 뉴욕의 한 법무법인에 입사했다. 로스는 지금도 최고의 인간 변호사들에게 인공지능과 인간의 격차를 말하며 맡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다. 인간 변호사가 300건을 처리하는 동안 인공지능 변호사는 60만 건을 처리한다. 리걸테크는 법 legal과 기술 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수십만 건의 법령과 판례, 규제, 논문 등을 자동으로 검색하고 분석한 뒤 특정 법률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리걸테크 산업이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는 인사관리 중 신입사원 선발을 인공지능에 맡기고 있으며, 인공지능 면접관의 처리 속도가 인간보다 100배 빠르게 검토하고 정확도가 더 높다. 인공지능 면접관은 기업이 원하는 가장 적합한 인재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빠르게 선발한다. 앞으로 2030년까지 민원 담당 공무원 50% 이상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다. 이 분야는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인간 공무원이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이 하게 되고 이 분야의 공무원들이 대량 해고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비율이 세계 1위 국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생을 즐기며 살고 싶지만, 세상은 일을 즐기며 살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 일자리를 찾으며 인간이 만들어낸 틀 속에서 오늘도 자신만의 일터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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