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벌인 여론 조사(조선일보 2023년 1월 3일) 결과를 보면, 정치 성향이 다른 집단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 중에 ‘정치 성향이 다르면 밥도 함께 먹기 싫다.’라는 응답이 40%나 되었고, ‘본인이나 자녀의 결혼도 불편하다.’라는 응답이 43%나 되었다.
같은 나라에서 성향이 다른 두 개의 집단이 사는 셈이다. 국민 3명 중 2명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갈등이 공동체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라고도 했다. 지지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하고 나아가 도덕적으로 사악한 사람들로 보며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지역 갈등, 남녀 갈등, 세대 갈등, 빈부 갈등보다 정치 이념 갈등이 더 심각하다. ‘유유상종’이 심해질수록 어떤 의견의 타당성보다 ‘어느 편이냐’는 소속감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이 아는 지식이나 지혜는 한계가 있고, 각자 하는 말과 논리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인간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절대적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만이다. 자기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잣대로 세상을 보고 내린 결론은 시간이 흐른 후에 보면 옳고 그름이 바뀔 수도 있다.
정치인들의 끝없는 자기 주장이 있고, 인터넷에 자기주장과 다른 글이 올라오면 여지없이 댓글로 인신공격하며, 자기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언쟁을 하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정치 이야기는 될 수 있으면 나누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좋게 말하면 언론의 자유가 극도로 발달한 현상이고, 나쁘게 말하면 국론이 세대별로 분열되어 국가발전에 장애물이 등장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세상이 급변하여 기존 사회구조가 많이 변했다. 자기의 뜻을 주장하는 사람 중에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 논리를 펴고, 처지가 바뀌면 지금까지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주장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 ‘폴 투르니에’는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을 절반만 듣고, 들은 것의 절반만 이해하며 그중에 절반만을 믿는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믿는 것의 절반만 겨우 기억할 수 있게 된다.’라고 했다. 사람들이 원활한 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는 진지하게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보다 자기가 말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가 자기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거나 자기 방식대로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다.
공감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타인의 관점에서 느끼고, 이해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상대의 관점을 존중하며 이해할 수 있을 때 공감 능력이 높아지고, 사회적 관계가 좋아질수록 행복 지수가 높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