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당신의 퇴직

명명가 2023. 2. 16. 08:18

2022년 말에만 2,200여 명의 은행원이 자발적으로 은행을 떠났고, 800개 이상의 시중은행 점포가 문을 닫았다. 비대면 거래 증가로 필요 인원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별퇴직금 등을 포함해 1인당 수억 원의 목돈을 받았다. 은행권에서 해마다 큰 폭의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이유는 인건비 절약 차원도 있지만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점포폐쇄로 필요 인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비용 절약을 위한 점포폐쇄는 어쩔 수 없다는 견해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이자를 받아 손쉽게 벌어들인 이익을 직원 복지처럼 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금리로 고생하는 대출자의 측면에서 보면, 은행원들이 성과급이나 퇴직금으로 수억 원씩 챙기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은행원의 처지에서 보면, 잘 다니던 은행에서 갑자기 명예퇴직을 당했다. 해당 금융기관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들은 최소 10년 이상 다녔던 은행이다. 그들은 퇴직이 절망 그 자체였을 것이다. 매일 나가던 회사를 가지 않으니 갈 데가 없고, 시곗바늘처럼 돌아가던 일상이 퇴직하면서 멈춰버린 자동차 같을 것이다. 다행히 그들에게 퇴직금이 있어 무엇인가 다시 설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일하지 않고도 생활이 되는 사람은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월급이 생계 수단인 사람은 앞길이 막막할 수밖에 없다. 매일 같은 고민을 하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힘들 것이다. 결국 자신의 직업을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경험이 없는 일 중에서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시간과 돈을 바꾸는 것이 직업이다.

 

옛날에 버스 안내양이 사라지듯 요즈음에는 전기와 가스 요금 검침원이 잘 안 보이고, 금융보험업과 운수업에서도 인간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살아남을 직업으로는 영업직, 데이터 과학자, 간병인, 심리 상담사, 기업 상담사 등이 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개발된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반복 업무를 하는 노무직은 물론 제조업, 서비스업, 화이트칼라 등 로봇으로 대체되는 상황이 왔다. 낙관, 무관심 사이에 이미 기술은 현실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빈부격차가 지금보다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AI의 발달은 오히려 인간에게도 격이 높아지는 직업을 만들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는 신입사원 선발을 인공지능에 맡기고 있으며, 인공지능 면접관의 처리 속도가 인간보다 100배 빠르게 검토하고 정확도가 더 높다. 인공지능 면접관은 기업이 원하는 가장 적합한 인재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빠르게 선발한다. 앞으로 2030년까지 민원 담당 공무원 50% 이상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 공무원이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이 하게 되고 이 분야의 공무원들이 대량 해고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선진국의 현실은 아마존을 비롯한 세계적인 기업의 근로자들이 인공지능 때문에 해고당하는가 하면,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서 국가 시스템을 인공지능 중심으로 변환하고, 일본 취업준비생들은 장래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직종을 찾고 있으며 인공지능 목사, 승려까지 신도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쯤 한 대의 컴퓨터에 담긴 인공지능이 모든 인류 지능의 합계를 초월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AI가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리하고 사람은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최근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이 예언은 더 빨리 적중할 수도 있다. AI는 핵심 부가가치 창출 수단으로 제조업에서 인간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여 노동 생산성을 높일 것이다. 현재 서비스 분야에서 데이터 관리 및 분석, 비즈니스 의사 결정 등에 활용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윤리와 존엄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AI의 등장은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AI 기기에 자율적 의사 결정 기능을 부여하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AI가 고려하지 못했던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은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AI가 전쟁 무기로 악용되는 것이다. 자율 살상 무기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목표를 제거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이 추락할 것이다.

 

인공지능 의사와 인간 명의가 미국의 유명 지식 추론 TV 퀴즈쇼 제퍼디에 출연하여 대결하였다. 여기에서 인공지능 왓슨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의사들을 뛰어넘어 압승하였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은 지금도 쉬지 않고 인류에게 절대 불가능의 영역인 의학과 의료의 완성을 향해 기술을 쌓고 있다. 더구나 인간 환자들은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인간 의사보다 더 편안하게 여기고, 더 신뢰하였다.

 

한국지능정보진흥원 AI·미래전략센터202325일에 발간한 보고서 GPT는 혁신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에서 앞으로 아이들은 궁금증을 AI로 해소하고 AI로 여가를 즐기는 ‘AI 네이티브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GPT’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면 똑똑한 답을 해주니 의지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영상 제작 기능까지 갖게 되면 많은 정보가 진위를 분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인가?

전문가들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 GPT가 질문에 답을 내놓기는 하지만 원리를 완벽히 파악하는 것은 아니고, 어떤 문장이 좋을지 학습된 결과를 내놓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제가 참인지 여부는 분석자가 결정해야 한다. 그 결과,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 사이에 업무 효율성이 더 커질 것이다.

 

어느 날 당신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이 나타나면 당신은 그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이제 모든 구성원이 어떤 일을 AI에 맡길 것인지 선택할 때가 왔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께 번영하는 길  (0) 2023.03.22
쓰레기 대란이 온다  (0) 2023.03.06
손자 육아  (0) 2023.02.12
노년의 상처  (0) 2023.01.31
자식 경제교육  (0) 202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