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쓰레기 대란이 온다

명명가 2023. 3. 6. 07:43

우리 집은 식구가 많아 쓰레기도 많이 배출한다. 34일이 지나면 분리해서 수거할 것들이 수북이 쌓인다. 그럴 때마다 여유시간이 많은 내가 분리하고 정리한다. 종이는 종이상자에 차곡차곡 접고 규격에 맞게 찧어서 큰 종이상자에 넣었다. 작은 종이, 신문지, 종이 포장지 등을 눌러서 뚜껑을 고정해 베란다 구석에 놓고 분리수거일까지 기다린다.

 

작은 비닐을 모아 꾹꾹 눌러 부피를 최소로 줄이고 둘둘 말아 두꺼운 비닐봉지에 넣었다. 단단해진 비닐 뭉치를 큰 비닐봉지에 넣고 이들도 배출할 때까지 기다린다. 철재 캔이나 병, 플라스틱 종류의 상품 상자 등은 한곳에 모아 두었다가 1주일에 한 번씩인 분리수거 일에 한 아름 안고 가서 수거 방법에 따라 배출하면 짧은 시간에 마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과일 껍질과 꼭지 등 동물이 먹을 수 있어야 한다. 먹을 수 없는 일반 쓰레기는 정량 봉투에 넣어 배출해야 한다.

 

남해안 섬 산행을 하며 풍경에 취하고, 섬 뒤편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사방을 둘러봤다. 그런데 모래사장에 바다 쓰레기가 많이 밀려와 앉을 수가 없었다. 육지에서 떠밀려온 생활 쓰레기로 온통 수라장이었다. 그물과 통발 등 폐어구와 플라스틱 페트병 같은 생활 쓰레기였다. 해안선을 따라 쓰레기가 파도에 떠밀려와 쌓였다. 해안도로를 따라 태풍에 떠내려온 나무 쓰레기도 방치되었다. 인적이 닿지 않는 해안 절경지에도 어김없이 쓰레기가 쌓여 있다. 청정해역 남해안 섬 지역이 떠내려온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사람들이 배를 타고 육지를 떠나던 때부터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배를 타고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 쓰레기나 음식물 찌꺼기, 그리고 인간과 가축의 배설물을 바다에 버렸다. 페트병, 비닐, 낚시 도구, 부표, 노끈 등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바닷가를 뒤덮고 있으며 그중 가장 많은 것은 페트병 뚜껑이다. 작은 뚜껑들이 백사장 모래 사이에 박혀 있는데 골라 줍기도 어렵다.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오랜 세월 바다에서 떠돌며 햇빛에 노출되어 물리적 충격으로 잘게 부스러진다. 이렇게 잘게 부스러진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에게 먹잇감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플라스틱의 재료는 석유에서 뽑아내거나 아니면 재활용 쓰레기를 재처리해서 얻는다. 갈수록 일회용 용기의 사용이 늘어나고, 낚시가 여가활동으로 큰 인기를 끌며 해마다 낚시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도심 가까운 바닷가에서 낚시를 즐기며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들이 해양 오염을 유발하고 멸종위기 조류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도 낚시꾼들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몸살을 앓고 있다.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돼 해양 오염을 유발하고, 멸종위기 조류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모든 물건에는 사용 연한이 있기 마련이고,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진다. 제품 포장의 경우, 포장을 뜯는 순간부터 쓰레기가 된다. 플라스틱은 반영구적일 만큼 수명이 길다. 자꾸만 쌓여가는 쓰레기를 아무도 모르는 곳, 아무도 살지 않는 바다에 버린다. 태양광 발전시설 확대도 쓰레기 양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거대 쓰레기 지대는 일본과 하와이섬 사이에 있는 태평양에 떠다니는 두 개의 거대한 쓰레기 더미로 하와이섬 북동쪽으로 1,60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쓰레기 섬이라고도 한다. 이 쓰레기 더미는 인류가 만든 인공물 중 가장 큰 것으로, 우리나라의 약 16배 정도이고 무게는 8t 정도다. 이처럼 쓰레기가 모여 섬의 모습이 된 것은 원형 순환 해류와 바람 때문이며 1950년대부터 10년마다 10배씩 증가하여 거대한 쓰레기 섬이 만들어졌다. 이 섬은 1997, 미국의 해양 환경운동가인 찰스 무어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러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 때문에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먹이로 알고 먹었다가 죽는 일도 있다.

 

일본의 NHK는 최근 태양광 패널의 대량 폐기 시대가 다가온다는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수명이 다한 태양광 패널이 산업 폐기물로 쏟아져 나올 때를 대비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은 총 4,400t이었지만, 2040년쯤에는 180배가 넘는 연간 약 80t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이 지나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이 나오는 데다, 매년 태양광 사업을 포기하는 개인과 사업자가 점차 늘어나 태양광 패널 폐기 문제가 앞으로 한층 심각해질 것이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가정에서는 아예 폐기 방법을 모르거나, 폐기 비용이 예상보다 비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NHK가 패널 판매점과 제조사 등 전문 업체 20여 곳을 조사한 결과, 평균 철거 비용이 20만 엔으로 집계됐고, 재활용 업체를 이용하면 50만 엔까지 치솟았다.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성장을 거듭한 태양광발전이 지역의 민폐 시설로 전락했다. 일본 지방의 산 중턱에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에 반대하는 주민 운동도 확산하고 있다. 태양광발전 규모가 지난 10년 사이 약 10배 급증할 정도로 보급되면서 부정적인 인식과 마찰도 커졌다. 20217월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의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 인근에서 토사 10가 쓸려 내려와 26명이 숨진 사건은 이 같은 반대 여론의 기폭제가 되었다. 마이니치신문이 20216월 전국 47개 도도부현 신재생에너지 담당 부서를 상대로 벌인 조사에서, 응답자 79%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나 운영과 관련, 주민 갈등이 있다라고 했다.

 

쓰레기는 버리기에 아까운 자원이며, 분리수거만 철저히 해도 제품으로 다시 가공할 수 있는 원료다. 자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민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이 세계 1위다. 쓰레기를 버릴 마땅한 장소도 없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많이 든다. 환경부는 수도권 3개 시·도의 생활폐기물은 2026년부터, 수도권 이외 지역은 2030년부터 선별해 재활용하거나 소각해 소각재만 묻을 수 있도록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확정해 공포했다. 우리의 현재 상황은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이 1인당 무려 100kg이다. 쓰레기 매립지는 전국 기준으로 20년이면 사용할 공간이 없고, 수도권은 고작 34년이면 마땅한 장소가 없다.

 

환경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 방치된 쓰레기 산이 200여 곳으로 무게로는 200만 톤이라고 한다. 2025년 건설폐기물 반입 금지에 이어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도 금지돼 2026년 이후 대부분 폐기물의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반입이 금지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20211128일 환경부가 2025년부터 건설폐기물의 수도권매립지 반입을 금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번 업무협약은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비율을 99% 이상으로 높이고, 2025년부터 건설폐기물과 잔재물의 수도권매립지 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에는 생활폐기물 외에 건설·사업장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전체 매립 폐기물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폐기물은 2022년 대형 건설폐기물 반입 금지를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모든 건설폐기물의 반입이 종료된다.


한국자원 순환 에너지공제조합이 자체 조사한 결과,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연간 반입되는 폐기물은 약 299t으로 이 중 약 53%160t이 휴지 등 타는 폐기물이지만, 소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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