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추도예배

명명가 2012. 9. 3. 00:32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기독교 장례식을 거행하였다. 그러나 제사는 관습대로 지냈다.
  격식을 찾아서 한 것은 아니지만 구성원의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이유 때문이었다. 장남인 나도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은 환영하지만 구성원간의 여러 가지가 못마땅한 일이 많았다. 그 반감으로 적극적으로 찬성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가 추도 예배를 지연시키고 있었다.
  이제는 사람의 감정보다는 큰 틀에서 삶을 보고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때가 왔다. 부모님의 묘비 맨 위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고 그 밑에 아버님, 어머님의 성함과 집사, 권사라는 말이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고인이 되신 부모님이 교회를 다니셨고 동생들이 목사와 권사가 되었으니 더 이상 명분이 사라졌다. 그래서 지난번 기일부터 추도예배를 드렸다.
  이번에는 내가 장남으로서 대표 기도를 하였다. 기도를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 마음의 진심이 담긴 기도가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어설픈 기도소리는 그냥 전하고 말았다.
  오늘 이 시간, 하나님께서 추도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온 집안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돌아가신 아버님의 추도예배를 경건한 마음으로 드립니다.
  용서의 하나님,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고 부모님을 모든 정성으로 모시지 못한 부족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고인의 삶을 기억하며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은혜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감사의 하나님, 우리 가정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아니하고,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서로 사랑하고 가정의 화목을 위하여 힘쓰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고, 어려울 때 서로 격려하고, 서로를 위하여 기도하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가족들을 진심으로 아낄 줄 아는 복된 가정이 되도록 도와주시고, 더 많은 감사가 넘치게 하여 주시고,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사는 복된 가정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가 일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난 뒤에 좋은 기억만 남길 수 있는 생을 다짐하는 귀한 시간이 되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마다 염원하는 모든 소망이 다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고 건강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신앙생활의 새로운 문지방에 들어서고 있었다. 모든 가족을 위한 믿음이고 내 수양이고, 작은 일에 감사하는 것이며, 부족함을 갈고 닦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을 향해 한 걸음 더 나가고 나의 허물을 회개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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