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명명가 2012. 9. 3. 00:40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부자가 번 돈을 투자하여

서민들의 복지에 힘쓰면 평등한 사회가 된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경제에 관한 책이다. 장하준 교수가 영어로 발간한 책을 번역하여 한국어판으로 내놓은 것이다. 여러 번 나누어 읽었다. 경제 이야기가 쉽게 마음속으로 다가왔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보다는 무한경쟁을 강조하는 자유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비판이다. 캠브리지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는 자유시장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기본적 질문으로 시작하여 자유시장이라는 말은 상대적이며 정치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인터넷보다는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고 가전제품이 가사 노동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줄여 여성의 삶이 완전히 변화했다. 그 결과 여성들이 일반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높아졌고 인터넷은 생산성 향상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 우리가 탈산업화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제조업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인데, 왜곡된 지표나 오판 등에 의해 그 중요성이 평가 절하되고 있다. 제조업의 이윤이 제조업에 관련된 당사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주주들에게 과도하게 분배되어서 정작 정규직 일자리는 줄어들고, 임금이 내려가고, 생산투자는 위축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주식을 가진 주주가 회사나 사업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한다. 일은 적게 하고, 주식이나 금융 소득에 몰두하는 것이 사회의 건전성을 해친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원칙에 대한 질문과 구체적 사례를 모두 보여준다. 책의 주요 내용들은 실행 가능한 대안보다는 산업의 생산성, 사회전체의 건전성, 경제 주체자의 선한 의지, 대의가 있는 제재 등, 경제에 대한 철학이나 도덕에 가까워 보인다.

지난 3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한 자유 시장자본주의의 병폐를 지적하고 그것이 얼마나 선진국에 이기적이고 개발도상국에 악영향을 준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자유 시장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없다’,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부자들을 위한 정책은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데 실패했다며 비판한다. 부자나라가 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기업가적 에너지를 집단적 기업가 정신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된다고 해서 나라경제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투자로 더 부자가 되고 동시에 서민들이 복지혜택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어야 나라경제가 올라간다.

교육은 교육기간이 생산성과 비례하지 않는다. 두뇌가 부의 원천이 되는 정보화 사회라는 주장이 많지만 각 개인을 산업 활동에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 개인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지만, 생산성 향상 때문에 교육을 더 받는 것은 아니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복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회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균등이 있어야 한다.

스웨덴의 평균 임금 수준이 인도에 비해 50배라 하더라도 이것이 스웨덴 사람들이 같은 업종의 인도사람들보다 생산성이 50배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노동자들은 어쩌면 인도사람들보다 숙련의 정도가 더 낮을 수 있다. 자기 몫을 다 하지 못하는 것은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그들의 생산성 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부자들의 불평은 맞지 않는다.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은 왜 부자나라의 부자들처럼 자신들이 나라 전체를 끌어올리지 못했을까?

이 책은 자본주의의 이론에서 주장하는 논리를 반박하고 그들의 논리에서 말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사례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경제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201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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