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사전적 의미로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말한다. 삶은 인연 따라 살다가 인연 따라 간다. 인연이 좋든 싫든 우리는 그 관계에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언제 어디서나 실타래처럼 엉킨 인연을 풀며 산다. 불교에서는 인(因)과 연(緣)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그들은 인연(因緣)이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며 수많은 세월이 쌓여 찾아온다고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찾아오는 인연은 수천 번의 스침이 숨 쉬는 인생이라고 했다.
인연은 바람의 꽃잎처럼 어느 날 조용히 찾아오는데 우리는 몇 천겁이 맺어준 소중한 인연들을 모르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겁이란 시간의 단위로 길고 영원하며 무한한 시간이다. 1000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큰 바위를 뚫어 없애거나, 사방 40 리 철성(鐵城)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100년에 한 알씩 꺼내 다 비워질 때까지를 겁이라고 한다. 부부로 맺어지는 것은 8000겁에 한 번, 형제로 만나는 것은 9000겁에 한 번의 확률이라고 한다.
삶은 너와 나와의 인연이다. 선연이든지 악연이든지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삶이다. 산다는 것은 인연을 맺는 것이다. 부모, 애인, 아내, 자식, 친척, 친구, 스승, 제자, 선후배, 이웃 등과 만남이 인연이다. 이중에서 진실한 만남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길을 가다가 누가 길을 묻는다든지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서 주인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일시적인 만남이고 인연이다.
좋은 인연은 마음과 마음, 인격과 인격이 서로 포용하는 깊은 만남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만남과 인연이란 말은 참으로 운치 있는 말이다.
너와 나와의 성실한 만남 속에 행복이 있다. 진솔하게 만날 때 행복한 만남이 된다. 오늘, 여기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귀한 선물이라는 금언들을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세상에서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따스한 말을 주고받으며 좋은 인연을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피천득의 수필 ‘인연’에 잊히지 않는 인연이 있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살기도 한다.
어느 소설가는 ‘인연’이라는 그의 수필집에서 유년기부터 최근에 이르는 자신의 생애를 지탱해준 것은 인연이었다고 말한다.
화단의 꽃잎, 가로수에 돋아난 새싹,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가치와 의미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들에 인연이 담겨 있다. 삶에 닿아 있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그 인연을 통해 삶을 말하면 귀한 교훈이 된다. ‘좋은 인연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존경이 두터워지는 것이다.’(A good relation builds up mutual trust and respect as years roll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