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따라 짖는 개

명명가 2012. 11. 5. 22:21

 개 한 마리가 짖으면 온 동네 개들이 따라 짖는다. 첫 번째 개는 뭔가를 보고 짓는다. 다른 개들은 대상도 보지 못한 채 소리만 듣고 짖는다. 개 소리는 갈수록 요란해진다. 맨 처음 개가 짖었을 때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지만 다른 대부분의 개들은 영문도 모르고 짖는 것이다.

  ‘깜깜한 밤에 구름에 가렸던 둥근달이 갑자기 나타나서 동네를 환하게 비치면 졸고 있던 동네 개들이 모두 나와서 짖어대기도 한다. 그때 개를 건들면 도망가면서 짖기 때문에 더 시끄럽다.

  개 짖는 소리를 소재로 한 글이 많이 있다. 중국 개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후한 시대의 정치에 관한 책 ‘잠부론(潛夫論)'에 이런 대목이 있다. '한 마리 개가 짖는 시늉을 하면 백 마리 개가 소리 내 짖고, 한 사람이 헛되게 전하면 백 사람이 사실인 양 전한다.’

  개에게 무식한 죄를 다 뒤집어 씌우는 것 같다. 어떤 개는 자기 그림자를 보고도 짖는다. 시골의 가을 한밤, 달은 농가의 대문을 비친다. 개 짖는 소리에 뛰쳐나온 아이가 두리번거리고 검둥개는 나뭇가지에 달이 걸리자 그것을 보고 짖는다. 그 개는 '생각하는 개'다. 개가 흥이 있어 달빛에 취하지는 안했을 것 같고, 미련해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부족한 사람은 언제나 덩달아 짖는 개와 비슷하다. 처음보다 나중에 짖는 개의 소리가 큰 법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라 안에 시끄러운 소리가 많다. 동네 개들이 듣고 따라 짖을까 걱정스럽다. 어떤 경우든지 소리만 듣고 따라 짖지 말기를 바란다.

  물은 둥근 그릇이나 네모난 그릇이나 가리지 않는다. 우리 사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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