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할아버지의 육아일기 1

명명가 2013. 11. 18. 09:51

 

                             

                할아버지의 육아 일기 1

 

   2011년 930

  손자의 작고 포동포동한 손을 잡고 둘이서 소풍을 나섰다. 앞으로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나들이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작은 가방에 충무 김밥도 준비하고, 작은 과일 그릇에는 과일도 넣고, 따뜻한 물을 물병에 담고, 과자와 물티슈도 넣었다. 내 소지품으로 지갑과 MP3을 준비하였다. 미국에서 아들이 선물로 보내준 것이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니 날씨가 화창하다. 우리 아파트 공원을 지나 청사 공원에 갔다. 잔디가 푸른 비단을 깔아놓은 것처럼 부드럽다. 비둘기와 텃새들이 오간다. 참으로 여유로운 정경이다. 넓은 공원을 가로질러 가니 한밭수목원이 보인다. 미국에 있는 아들이 전화를 한다. 이곳 이야기를 조금 전하고 끝났다. 이때 손자가 저기 꿈돌이 놀이공원이 보인다고 소리친다. 그곳에 가자는 신호다. 하는 수 없이 한밭수목원 쪽으로 갔다.

    따뜻한 햇볕이 너무 좋아 걷기가 편하다. 조금 걷다가 의자에 앉아 물도 먹이고, 과자도 주고, 지나가는 아이들도 구경한다. 남문 광장 위에 있는 오리 모형을 보고 한번 타보자고 하여 태워주었더니 뛰면서 좋아한다. 엑스포 대교를 지나 공원으로 들어섰다. 한빛탑 앞이 한적하여 벤치에 마주 앉아 김밥과 과일을 먹었다. 엑스포 공원 안에 들어서니 각종 동물 모형이 있다. 그 모형마다 모두 올라간다. 어떤 어린이 집에서 온 아이들과 어울려 한참을 보냈다. 분수도 구경하고 공원안의 여러 시설물을 관람한 후 꿈돌이 동산에 도착했다. 놀이 기구에 한 번씩 올라가 돈을 넣어달라고 한다. 1000원씩 넣고 여러 가지 놀이 기구를 이용했다.

   이곳은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 학생들을 인솔하여 같은 직장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곳이다. 그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누구나 무료입장이라는 것과 내가 인솔하던 학생들은 없고, 낯모르는 학생들과 인솔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과, 현재의 나는 손자를 돌보고 있다는 것이다. 세월은 무심하여 그 때는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래도 손자와 함께 있는 시간은 즐거웠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둘이 앉아 먹는 점심도 맛이 있었다. 물병의 물을 한 모금씩 마시며 그곳을 떠났다. 손자의 손에는 비눗방울 날리는 장난감이 생겼다. 영업용 택시를 타고 오는데 운전기사 아저씨가 손자에게 말씀하신다.

너는 복도 많다.”

왜냐고 물으니 할아버지와 둘이 꿈돌이 동산에 놀러오는 아이는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나는 그냥 웃었다.

 

105: 계룡대 군 축제에 다녀왔다. 탱크도 타 보고, 비행기도 타 보고 각종 이벤트 행사를 관람하였다. 너무 신기한 듯 계속 놀려고 한다. 놀이 시설이 마음에 드는지 3번이나 가서 놀았다. 10시에 집에서 출발하고 오후 5시에 행사장을 나왔다.

 

107: 저녁을 먹다가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다. 겁을 먹고 운다.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며 입을 벌리고 있다. 다른 때는 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였지만 오늘은 병원에 가자고 한다. 집 옆에 있는 을지대학병원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작고 조그마한 가시를 빼어냈다. 치료 받는 중에는 울고 무서워하다가 치료가 끝나자 아주 좋아한다. 치료비는 41천원인데 비싸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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