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사회갈등 수준이 OECD 27개국 중 2번째로 심각하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사회 갈등은 어느 나라나 있게 마련이다. 지역갈등, 이념갈등, 빈부갈등, 학력갈등, 종교간 갈등 등 갈등이 없는 곳이 없다. 회사에 가면 노사갈등이 있고, 가정에는 가족 간의 갈등이 있다. 학교에 가면 학생들이 성적문제와 교우관계 등으로 갈등을 겪는다. 사회 현상에 염증을 느끼어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상은 냉정하여 자기를 위해 존재하여 주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회든지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은 없다. 자라온 환경과 사고방식, 생활습관, 사회의 빠른 변화에 대한 적응속도 등이 가치관의 차이를 가져와 갈등을 유발한다.
<가족 간의 갈등>
40대의 아버지가 밥 먹기 싫어하는 10대의 아들을 보고 말했다.
‘아빠가 어렸을 땐 쌀독에 쌀이 떨어져서 굶은 적이 많았는데, 요즘 애들은 배가 불러서......’
‘밥이 없으면 라면을 사다 먹으면 되지요.’
그들의 생각은 살아온 시대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선거철만 되면 자식들과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 못 마땅할 때도 있고, 촛불 시위 현장을 보고 서로 다른 입장을 말하는 것을 보면 어찌 한 가족인데 그렇게 다를 수가 있는지 섭섭하다. 갈등이 있는 곳에 발전이 있다고 하지만 갈등에 직면하게 되면 당황스럽다. 누구 의견이 옳고 그른 것은 나중 일이다. 가족의 화목을 해치는 것만은 사실이다.
만하임(K. Mannheim)에 의하면 젊은 나이에 특정 공간에서 어떤 사건을 같이 겪음으로써 그것이 '자신의 기억'으로 각인될 때 이들은 세대의식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이들의 의식을 좌우한다. 세대의식은 자식과 부모 사이라고 해도 사회적인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많은 시간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에게도 갈등이 있다. 여자는 빨리 변하고 남자는 느리게 변한다. 은퇴 후 부부가 서로에게 적응하는 방법이 서툴러 빚어지는 것이 노부부의 갈등이다. 한국 여성 72%가 늙은 남편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급기야 2010년 65세 이상 노인의 이혼 건수가 통계청 ‘인구동태통계연보’에 남자 4346건 여자 1734건으로 나타났다.
<지역 간의 해묵은 갈등>
우리나라는 지역 간의 갈등이 선거할 때마다 표출된다. 지역 갈등을 해소하자고 많은 사람들이 외친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보면 지역감정은 여전하다. 우리나라의 지역 갈등은 지역주의가 결합하여 지역연고주의에 근거한 지역대결주의로 표출되어 왔다. 지역 갈등이 복잡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지역사회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진다. 지역감정의 원인을 보면, 핌피현상 (Please in my front yard) 즉 편리한 생활 기반시설, 행정기관, 교통로, 교육, 문화시설 등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려는 이기주의 때문이다.
<보수 대 진보의 갈등>
보수 대 진보의 성향을 보면 나는 항상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믿는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인터넷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충격적이다. 자기 부모 세대들이 자신들의 뜻과 다르다고 지하철 무료 승차를 못하게 하여야 한다는 둥, 70대 이상은 투표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둥 참으로 민망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갈등 중에서 세대갈등이 가장 풀기 어렵고, 걷잡을 수 없는 정면충돌을 가져올 수도 있고, 평행선을 그을 수도 있다. 사회역사적 경험이 진보 세력들에게 유사한 가치와 행동을 가져오게 한다. 그 경험으로 IT기술과 인터넷 문화에 노출, 월드컵 경험, SNS에 익숙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세대갈등은 보수 세력에도 두드러진다. 특히 60대 이상이 한국전쟁과 권위주의, 개발독재를 겪은 경험이 유사한 행동을 유발한다. 근래의 모든 투표에서 매우 일관된 행동을 보여 준다. 세대 간의 차이는 어느 사회에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요즈음 이념간의 갈등과 연계해서 그 정도가 심하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보수성에 대해서 무능하고 답답한 분들이라고 한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 나이 든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젊은 시절에 죽도록 일했는데 나이가 들었다고 소외되는 현실에 분노하고 진보세력을 이상만 앞세우는 건방진 사람들이라고 한다. 젊은이들이 뭘 모르면서 잘못된 사상에 휩쓸린다고 비판하며 ‘6.25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도 한다. 세상은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 집착하며 세상을 한탄할 필요는 없다. 세월이 가면 6.25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만이 살게 된다. 진보와 보수는 사회발전 방향과 방법을 달리하는 기본적 두 축이다. 사회변화에 대한 태도가 다를 뿐이다. 진보주의는 평등을 강조하고, 보수주의는 자유주의를 강조하며 서로 상대적이다. 오늘의 현실은 모든 나라가 경제발전을 향한 갈등이 국가 간의 이념 갈등보다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이념 갈등과 빈부 갈등은 끊임없이 조율해야 할 문제이다. 아이들의 무상급식도 시급하고, 어르신들의 복지도 시급하다. 서울시장과 18대 대통령 선거결과는 보수우익 대 좌익 간 대결의 집합으로 나타났다. 지난날에는 잘 살고 못 사는 것이 오로지 자기 탓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IMF 등 세계적인 경제 불황을 겪으면서 자기 탓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가정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으면서 이 모든 것이 극소수의 특권과 반칙 때문에 비롯된 사회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 전세금 인상, 불안한 노후 대책 등으로 희망을 잃고 사는 서민들. 대학졸업 후에도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비정규직과 알바나 실업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의 반란이다.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한편의 드라마다. 세대 갈등이나 보수, 진보의 갈등이나 이념과 빈부의 격차에서 오는 갈등이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주는 순기능도 있다.
<노사 갈등>
노사갈등으로 인한 장점은 노사갈등이 잘 해결되면 시민의식이 성숙해진다. 즉 타인의 권리를 서로 존중해지는 사회가 된다. 단점으로는 버스나 택시 파업, 건설 파업처럼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 그로 인한 시민 불편이 발생하여 사회적 갈등 비용이 증가한다.
노동자는 고용을 통하여 기업의 직원으로서 사용자의 방침, 명령 등에 따라 취업하는 관계에 노여지게 되며, 고용요건 결정은 사용자와 노동자의 경제적 거래관계이고, 이해가 대립되는 관계이다. 노동자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 주 5일 근무제 도입, 파업관련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노동 3권 보장, 경제자유구역과 개방정책 중단을 촉구 등을 요구하며 기업가와 대립을 하게 된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노사관계를 법이 아닌 인간관계로 봐야 한다. 협력적 노사관계의 길을 찾을 때 해결될 수 있다. 노사가 서로 손해 보는 일이 해결의 단추이다. 현재의 갈등이 해소되어도 새로운 갈등이 생긴다.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함께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갈등을 해결하는 삶은 누가 찾아 주는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이나 부유한 사람이나 지식인이나 해박하지 못한 사람이나 누구라도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래 인생이 불공평하고 앞으로도 결코 공정해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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