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서럽다. 돈이 없으면 더 서럽다. 노년의 비애는 상실감에서 온다.
내 젊었을 때는 야망도 있었고, 정열도 넘쳤다. 지금은 눈가에 주름만 늘고 기운은 날로 약해진다. 한 때는 온 동네 헤매며 놀았건만 지금은 노인들의 어려움만 보인다. 서럽다. 인생이 저물어감이 못내 서럽다. 돈이 없으면 더 서럽고, 무능하면 젊은이들에게 어른 대접도 못 받는다. 직장을 그만 두고 사회적 위신도 하락하고, 불안과 우울증이 생겨 건강 상태는 나빠지고, 매력도 잃어가는 것이 노인의 길이다.
나이를 들수록 고령자로 인식하는 연령도 높아진다.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보면 55세 이상을 고령자로 규정한다. 통계청이나 OECD도 55세 이상을 고령자로 분류한다.
어느 노인의 비애를 보았다. 배우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상실감에 빠져 있다. 그는 친하던 친구들조차 하나 둘 곁에서 떠나고 끝없는 상실감에 쓰라린 경험을 한다. 넓은 세상에 늙고 초라해진 자신을 두말없이 챙겨주고 따뜻하게 보듬어 줄 사람은 배우자밖에 없는데 사별을 맞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남편을 잃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다. 사별은 애도반응(bereavement)을 일으키고, 이 애도와 연관된 감정과 행동이 비애(grief)를 낳는다. 결국 인생은 인관관계로 시작하여 인간관계로 끝난다. 부부가 서로를 격려하면서 끝까지 해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누군가 먼저 떠나면 가족들이 더욱더 따뜻한 위로로 지켜주어야 한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어느 독거노인에게 하늘이 준 복과 수를 다 누리시라고 덕담을 하면 고맙다고 웃는다. 속으로는 떠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더 살고 싶다고 말하면 욕심 많은 늙은이라고 말할 것 같고, 어서 죽고 싶다고 하면 궁상맞은 늙은이라고 말한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고통스럽고 두려운 일이지만 그들은 이미 그 경지를 초월했다.
평범한 노인의 죽음이 있었다. 그는 가족들의 슬픔 속에서 작별을 고했다. 그는 곧 병원 영안실로 옮겨졌고 빈소에는 화환 몇 개가 쓸쓸하게 그를 지키고 있었다. 80세에 세상을 떠났으니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산 것이지만, 빈소를 지키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제 백세시대라며 아쉬워하였다.
바로 옆의 빈소에는 특별한 집안의 고인이 모셔져 있다. 많은 사람의 이름과 기관의 이름이 적힌 화환들이 줄을 섰다. 화환만 보인다.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영혼들은 말이 없다. 유족들의 오열 속에 땅 속에 묻혔다. 3일 후에 다시 오겠다며 가족들은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고, 그 노인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인생이다.
사람도 늙으면 동물과 마찬가지이다. 젊어서 기억을 잘 했던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진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슬픈 일이다. 힘도 떨어지고 병도 생기고 다른 사람들의 존경도 사라진다. 나를 즐겁게 만드는 일보다 슬프고 괴롭게 만드는 일이 많아진다. 우리는 고령화사회현상과 건강생활에 관한 내용을 자주 접한다. 나이가 들면 밤에 잠이 적어지고,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된다. 야간에 소변을 자주 본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이중의 대부분은 혹시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증세이지 않을까 해서 병원을 찾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수면장애도 있고, 교감신경계 증가로 인한 방광의 기능적인 용적이 작아지고, 밤에 소변이 늘어나므로 잠에서 깨어 소변을 보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다 늙는다. 늙을 때는 마음과 육신이 따로 늙는다. 마음이 늙는 것이 더 서럽다. 늙음에는 유무식과 빈부의 차별도 없다. 물론 의학의 힘으로 늦출 수는 있다. 그래도 자연의 이치는 거스를 수 없다. 늙으면 외롭고, 서럽고, 아픈 데는 많아지고, 결국은 죽는다. 100년 후의 이 세상에는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늙어가는 것에 더 서러움을 느낀다. 늙음은 받아들일 것이 줄어들고, 버려야 할 것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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