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청량한 부전계곡

명명가 2016. 7. 23. 10:03

그곳에는 청량한 물이 있고 송사리가 살고 있었다.

   

물소리가 다정하고 태고의 신비로움을 머금은 맑은 산바람이 우리를 맞이한다.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선바위 고개로 향했다.

폭우에 산길이 지워진 곳도 있고 무질서하게 바위와 자갈이 섞여 길을 막고 있다. 계곡은 길이 희미하여 주의를 요하며 이끼가 많고 미끄럽다. 급경사를 오르고 또 오른다. 비지땀이 흐르고 숨도 막히고 땀이 쏟아진다. 역주행을 해서 그런지 시그널도 없고 이정표도 보이지 않는다. 길이 험해도 우리 일행들은 젊은 청춘이다.

선바위 고개 부근에 접어드니 경사가 더 급하다. 내린 비로 미끄러움이 심하다보니 발 디딜 곳을 잘 찾아 놓아야 안전하다. 일행들이 몰아쉬는 큰 숨소리가 들린다. 기진맥진하며 오르고 또 오른다. 숨을 고르며 오르기를 1시간 이상 지났을 무렵 능선길이 열리면서 정상이 나타났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백두대간 능선 길을 따라 0.4km를 올라가니 영취산 정상이다. 이정표에 1076m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산을 정복한 기념으로 대원들이 모여 사진을 찍었다. 땀자국이 그대로 찍혔다.

영취산은 신령 령(), 독수리 취()’자를 쓰고 있다. 그 뜻은 산세가 '빼어나다'는 뜻이다. 영취산, 덕운봉, 제산봉에 둘러싸여 부전계곡이 흐른다. 백두대간 3.4km의 능선길이 이어진다. 길이 부드럽고 편안한다. 부전계곡으로 흘러내리는 푸른 산줄기들이 눈을 초록으로 바꾼다. 어렵게 오른 정상이라서 더 내려오기가 아깝다. 점심식사를 하려고 그늘에 자리를 마련하였다. 강행군을 한 탓에 마실 물이 넉넉하지 않다. 마음이 넉넉한 친구들이 과일, 커피 등 먹을거리를 많이 준비해 왔다. 언제나 그렇듯 산속에서 즐기는 밥맛은 색다르다. 모여 앉아 도시락 나눠 먹는 자리는 항상 산골바람과 나무그늘과 농담이 있어서 마음을 편하게 한다. 오늘은 중부 지방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인데 이 산속의 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시원하기만 하다.

 

백두대간이다. 사방이 시원한 전망대처럼 앞이 트여 있다. 산에 오르기 전에 안개가 있던 곳으로 산줄기의 분수령이다. 덕운봉까지는 0,6km이다. 능선까지는 완만한 산길이 이어지더니 급경사로가 일행을 긴장시킨다. 하산 길에도 신경 쓰며 내려오느라 발에 힘이 들어간다. 내려오고 또 내려오기를 1시간 쯤 지났을 때 물소리가 들리고 산속에 숨어 피는 꽃을 만나면서 계곡으로 접어든다. 산길이 부드러워지니 조금은 여유롭다. 천예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부전계곡으로 내려섰다. 부전계곡은 숨은 계곡이다. 각종야생 식물이 서식하고 산과 계곡이 잘 어울린다. 흐르는 계곡 물소리의 시원함에 취해 산행에서 지친 몸이 확 풀린다. 일행들이 모두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오늘의 피로를 풀어 놓는다. 맑은 물속으로 송사리 떼가 한가롭게 오간다. 그들은 우리를 이방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와 어울려 그들은 헤엄치고 우리는 찬 물에 머리도 감고 용감한 사람은 목욕도 했다.

 

초록 숲속을 걸으며 한 여름의 더위를 극복하는 일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그러나 인적 따라 산길을 걷는 일은 즐거움과 건강을 주는 선물이었다. 무더위에 부전계곡 길을 오르내린 발걸음은 우리들만의 축복이었다. 6시간이 넘게 산길을 걸어 오르내린 발걸음이 너무 길어 물웅덩이에 풍덩 빠져드는 축복을 받았다. 돌아올 때는 부전계곡에 삼복더위를 내려놓고 산행의 후덕함을 15명 대원들의 몸에 가득 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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