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 물드는 계곡의 단풍과 비로봉에 이르는 끝없는 계단이 치악산의 두 얼굴이다.
입석사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한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과일과 커피 한잔으로 전열을 가다듬는다. 누구에게도 공평한 등산길을 2시간 정도 땀을 흘리고 비로봉 정상을 바라보니 급경사 등산로 위로 돌탑이 보인다.
비로봉 정상이다. 젊은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오를 수 있는 일이지만 나이든 우리로서는 급경사 오르막 4km의 비로봉 정상에 선 것만으로도 뿌듯한 일이다. 친구들과 끝나지 않는 정담을 안고 산에 올랐다. 꿩의 보은전설이 있는 치악산이다. 보은전설에 연유하여 꿩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이라 부른다. ‘악’자가 들어가는 치악산은 유난히 산세가 웅장하고 험하다. 바람도 없는 산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주봉인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 남북 14km에 걸쳐 주능선 양쪽으로 깊은 계곡들이 부채처럼 펼쳐져 있다. 원주, 횡성, 영월지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4계절마다 그 모습을 달리하여 많은 산악인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비로봉에서 세렴폭포까지의 구간은 반은 급경사 구간으로 매우 어려운 구간이고 나머지 반은 그냥 어려운 구간이다. 가파른 내리막 계단과 사다리병창을 지나 세렴폭포에 이른다. 족욕을 하는 친구도 있고 구룡사로 향하는 친구도 있다. 세렴폭포에서 구룡소를 지나 야생화단지와 구룡사에서 금강소나무숲길을 따라 탐방지원센터까지 3km 거리의 길은 마음에 꼭 드는 숲길이다. 풀 향기가 산자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과 어울려 뺨을 스친다. 가을바람이라서 그런지 더 신선하다. 계곡을 흐르는 물은 더 세차고 그 물은 어제보다 더 맑다. 그 물은 그제보다 더 친근하며 깨끗하다. 가지마다 매달린 단풍잎이 토해내는 함성으로 산골짜기마다 화려한 색깔이 조화를 이룬다. 하늘로 치솟은 침엽수림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치악산 단풍 빛은 신비하리만치 오묘하다.
구룡사 입구의 우거진 단풍은 한 폭의 수채화이다. 하얀 폭포 물줄기와 어우러진 울긋불긋한 단풍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을단풍이 너무 곱고 아름다워 본래 적악산이다. 단풍이 곱게 물들고 폭포와 바위가 멋진 조화를 이뤄 절경이다. 구룡사 대웅전과 석탑이 보인다. 구룡사는 입구에서 보면 더 크게 보인다. 편한 길이 계속 되고 금강소나무와 전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식당가와 주차장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 산행은 12km를 6시간에 걸쳐 급경사 계단을 오르내리며 체력을 테스트한 여정이었다.
2016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