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집으로 가는 길

명명가 2016. 11. 28. 10:17

집으로 가는 길은 항상 혼자였다.

     

귀신도 들어갈 집을 찾는 시간이 있다고 한다. 모든 짐승도 들어갈 집이 있어야 위안을 받는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옛날 따스하고 포근했던 어머니가 기다리시던 집을 기억하는 아이가 있었다. 어린 시절에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 있어도 멀지 않았다. 272번지 주변만 돌다가 저녁놀이 지고 집으로 향할 때면 너무 늦어 언제나 조마조마했다.

초등학교 시절,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을 무렵, 학교에서 무거운 책보를 등에 메고 집에 들어서면 찬밥 덩어리가 기다리고 있어 미리 배가 불렀다.

중학교 시절, 소를 몰고 땅거미가 내려앉던 길을 따라 집으로 가는 길은 소가 앞장서서 외양간으로 들어갔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 집에서 하루를 묵고 집에 가던 날은 내 방이 좁고 단순해 보였다.

대학 다닐 때, 객지에서 하숙하다 고향집으로 가는 길은 고향 냄새가 있어 더 좋았다.

결혼 후에 찾아가던 새로운 작은 집은 책임감이 따라왔다. 그 집에 갈 때면 가장이라는 짐을 하나 더 가지고 다녔다. 마당 앞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퇴근 시간을 기다리는 아내가 있어 어깨가 더 무거웠다.

중년에 집으로 가는 길에는 딸과 아들도 함께 걸었다.

장년이 되어 귀가하는 길은 도로 혼자였다.

할아버지가 집으로 가는 길은 할머니가 기다리는 늙은 방이 있었다. 그곳에 토끼 같은 손자가 기다릴 때는 나만 아는 세상이 있었다.

노년이 되어 옛 집에 갈 때면 어린 시절에 걷던 길이 그림자로 나타났다. 그 길은 나만의 길이고 생의 존재였으며 혼자 가도 둘이었다. 명절에 선물을 들고 고향 집을 향하면 묵은 가족이 지난 삶이었다. 어디를 가도 돌아갈 곳이 있기에 절실함이 덜했다.

걷다 지처 돌아보니 참 많이도 왔다. 멀리 갈수록 되돌아가던 길이 멀었다. 옛집에 가다보니 내가 집이 되었다. 부부는 동반자이며 재산이었다.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을 만났다. 그들의 쓸쓸하고 무거운 마음을 열어보았다. 그들은 예배가 끝나도 갈 곳 없었고, 기댈 곳도 없었다. 그들의 기도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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