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를 들었다. 아련한 마음이 반복하여 들리는 것은 동감하는 자리에 와 있기 때문인가 보다. 아기자기한 젊은 날의 꿈이 언제나 계속되는 줄만 알았더니 그게 아니란다. 그래서 허전하다고 하는가 보다. 그래서 인생을 나그네라고 하는가 보다.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메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 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 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가네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다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 올 그 먼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이 애절한 노래를 듣다보면 그리움의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서로가 알콩달콩 살면서 젊음을 허공에 보내고서야 보이는 세월을 누가 알았으랴.
아들 딸 다 시집, 장가보내고서야 보이는 세월을 누가 알았으랴.
인생이 흘러가면 황혼이 온다는 것을 누가 모르랴. 그러나 기억조차 희미할 때야 보이는 세월을 누가 알았으랴.
언제부터인가 나는 서가를 정리하고 있다. 책장의 책들을 조금씩 버리기 시작하였다. 그냥 버리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 점점 책들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홀가분한 느낌을 받는다. 책상 속과 서랍 속의 내용물이 줄고 있음도 허전한 마음도 함께 버리고 있다. 내 아버지께서 흙으로 돌아가실 때 모든 것을 버리고 가는 것을 보고서야 인간은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알았다.
살아온 날들의 흔적들을 내 손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시간이다.
아픔의 긴 세월이 행복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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