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장동휴양림의 가을

명명가 2012. 9. 2. 01:43

흔들리지 않고 서 있는 나무가 어디 있겠는가?
  이 세상 그 어떤 나무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운다.
  휴양림 여기저기를 찾아 헤맸지만 어느 골짜기에도 같은 모습은 없었다.
  모두가 여물어 가는 계절에 찾아야 할 것을 온 종일 찾아보았지만 보이지가 않았다.
  다닥다닥 붙어서 가을을 날리기 위해 몸을 던지려는 잎새들만 있었고 어느덧 어미 새 되어 하나씩 둘씩 겨울 속으로 날아가려고 한다.
  이 휴양림에서 무슨 보물을 찾는가? 
  겨울 채비로 분주한 가을 숲 속에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낙엽은 낙엽대로 모습을 바꾼다.
  휴양림 속에 잠시 앉아 서로를 바라본다. 나무가 몸을 열어 빛을 보내어주면 직시할 수도 없이 눈만 부신다.
  햇볕은 나무 사이로 길게 꼬리를 내린다. 가을 햇살이 내려와 머물다 일어서면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불고 찬 기운에 이파리 붉은 단풍들 듯 휴양림엔 내 마음이 물들어간다.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니 이름 모를 새들은 먹이를 누가 찾아내는지 구경만 한다.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져서 쌓여만 간다.
  아무리 싫다해도 쌓여지는 낙엽은 살아가는 과정을 말해준다. 가을의 휴양림은 을씨년스럽고 겨울을 위한 자리 매김이 힘겹다.
  살아있다는 것은 결국 주어야하는 것임을 알려준다. 찾고 거두는 것이 아니고 베풀어서 남겨두는 것이다.
  휴양림의 숲 속은 마음의 씨앗을 하나씩 떨구며 돌아가고 있다. 겨울로 가는 산엔 열매가 남았다.
  휴양림의 가을은 알몸으로 혼자 여물고 있다. 잎이 지는 나무는 외롭지 않다고 한다. 세월이 너무 짧아 속상하지도 않다고 한다. 나름의 자태로 어울려 세상을 곱게 물들이기 때문이란다.
  난 오늘도 돌아오는 길을 따라 긴 그림자만 밟고 있다.
  세상과 조금은 멀게 아내와 함께 걷고 있다. 복잡하지 않는 평화로움으로 마음을 녹이고 가을 풍경을 눈빛으로 삼킨다.
  갈바람 속에 지는 낙엽은 무엇을 찾으려 휴양림을 헤매는지 모른다. 풀어진 옷소매 속으로 가을은 가고 있는데 이대로 겨울이 오는 것일까?
  저 멀리 저벅저벅 걸어오는 가을의 발자국 소리가 긴 숨으로 덧칠을 한다. 조심스럽게 떨구어 놓은 빛 바랜 마지막 잎새가 비켜간 세월을 토해낸다.
  계절의 깊이를 알 수 있는 휴양림의 향기가 자꾸만 나의 가슴을 허전하게 하고 저 혼자 잠자리를 펴며 외롭게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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