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서울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서 있는 열차 창문을 통해 옆 궤도의 열차를 무심코 바라보았을 때 내가 탄 열차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한 친구가 산에 가서 아카시아 향기를 보았다.다른 친구는 아카시아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 앙상한 나무를 보았다.
이 두 사람의 아카시아에 대한 생각은 전혀 다르게 말하고 있었다.
똑 같은 아카시아 꽃인데도 그 꽃을 본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된 것이다.
활짝 핀 아카시아 꽃향기를 경험한 친구가 아카시아 꽃을 아무리 아름답고 향기가 좋다고 말해도 겨울의 나무를 본 친구는 그 말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내가 어릴 적에 푸른 하늘에 떠 있는 소나기구름이 사람의 얼굴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혜도 환경과 지식으로 얻어지기 때문에 다르게 판단된다고 생각된다.
언젠가 밤길을 무서운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다가 나무를 사람의 모습으로 보고 바람소리를 사람의 인기척으로 느낀 적이 있다.
나에게 이런 잘못된 착각이 있음을 몰랐다. 다른 사람과 오해나 착오가 생겼을 때 서로 따지고 나무라고 말다툼하는 것도 어쩌면 착각에서 시작되는지 모른다.
처음에 알았던 지혜는 그것이 맞든 틀리든 상관없이 그 사람의 지혜로 굳어질 것이고 그런 고정관념은 때로는 나의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래저래 우리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이런 삶 속에서 나는 여유를 찾고 싶다. 여유는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가난한 삶이 없다. 여유가 있으면 부자가 된다. 돈이 많아도 부자이고 시간이 많아도 부자이고 여유가 있어도 부자이다. 아무리 어렵고 괴롭던 일들도 몇 년이 지난 후에 돌이켜 보면 얼마나 어리석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다 흘러가고 만다. 그래서 여유 있게 살면 불안해지지 않는다.
백 번의 근심 걱정보다는 한번의 여유를 즐기면 삶이 복되게 될 것이라 믿는다.
나는 운전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운전하는 시간에 안달을 하면서 보내기도 하지만 현명하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운전하는 목적은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지 빨리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보하는 운전자가 되겠다고 다짐하면 여유를 얻는다. 더 여유를 즐기는 사람만이 더 큰복을 받고 마음속에 여유를 쌓는다고 한다.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면 우리의 인생은 정말 길다. 무한하지는 않지만 좀더 길게 보면 여유가 있을 수 있다.
새로운 지혜가 전해질 때 고정관념에 의해 거부하는 사람은 미련한 사람이며 맞나 틀리나를 확인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눈을 마주하며 시간을 쌓는다. 처음 만난 사람의 모습이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고 한번 각인이 되어 버린 것은 바꾸기가 힘이 든다. 잘못 걸려온 전화가 다시 걸려 올 때 상냥하게 설명해주는 마음의 여유가 착각을 방지하는 일일 것 같다.
하루를 사는 일이 평생을 사는 일처럼 길게 멀리 볼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 날의 시간을 의미 없이 낭비하고는 뒤늦게 지난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르게 한 번 살아볼 텐데 하며 후회하고 아쉬워한다.
문밖의 인기척에도 얽매이지 않고, 누구의 그릇에도 얽매이지 않고 너무 기쁜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너무 슬픈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고 가는 세상사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그 순수만 안고 살았으면 한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속에 살아가고 있으나 그것은 욕심을 버리지 못함으로 행복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주기보다는 받기를 바라고 손해보다는 이익을 바라며 노력하기보다는 행운을 바라고 기다리기보다는 한 순간에 얻어지길 원했다.
나는 들꽃 이야기를 쓸 때 여유를 느낀다. 순수함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삶에 여유를 가지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톱니바퀴에서 마음 졸이며 사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은 셀프이다. 그냥 피어있는 꽃이나 마지못해 피어있는 꽃은 없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내가 가는 착각과 여유 속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더 가다 보면 그 모습이 나타날 것 같다.
지난번에 한 친구와 산에 올랐다. 그는 돌탑 앞에 서서 기도하듯 돌 하나를 정성을 다해 올려놓고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여보게, 자네는 왜 돌들을 주워 돌탑에 올려놓는가?"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돌을 가져다 놓는 것이 아니라네.”
“교만이나 이기심 등 며칠동안 쌓인 나의 허물을 저 돌탑 위에 놓고 가는 것이라네.”
나는 그 친구에게 할 말이 없어서 멍하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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