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갑천 둔치로 월드컵 16강 응원을 나갔다.
정말 열광의 도가니이며 광적인 응원의 열기를 맛볼 수 있었다.
월드컵 축구만큼 재미있고, 보는 사람의 피를 끓게 하는 스포츠 이벤트가 또 있을까?
2002년 6월 우리는 축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기장 건설에만 2조원이 투입된 월드컵은 연인원 410억 명이 TV로 지켜보는 지구촌 최대 스포츠 이벤트란다.
6월 22일 대 스페인전 전후반 90분, 연장전 30분을 합쳐 120분 동안의 숨막히는 접전과 피 말리는 승부차기 끝에 우리는 마침내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켰다.
다섯 번째 키커로 나선 홍명보가 찬 볼이 스페인 골네트를 가르자 전 국민의 환호가 폭죽처럼 터져 올랐다.
승부차기에서 홍명보의 킥이 네트를 가르면서 4강에 올랐다.
카시야스는 단 하나의 공도 못 막았지만 우리의 이운재는 두 손을 뻗어 막아냈다.
서울 시청 앞을 비롯한 전국의 길거리 응원은 환호의 함성이 하늘로 치솟았다.
72년 월드컵 축구역사에서 아시아 축구가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세계적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침으로써 세계 축구의 변방으로 서러움을 받았던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세계 중심에 우뚝 세웠다.
일본마저 8강 문턱에서 좌절한 상황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한국의 4강 진출은 한국 축구역사에 길이 남을 쾌거이자 아시아 축구역사에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4강 전 상대는 '전차군단’독일이다. 6월 25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독일을 물리치는 사변을 일으키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릴 결승전에 한국팀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룬 성과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것을 해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너무 기뻐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세계인들은 한국인의 놀라운 활력과‘질서 있는 열정’그리고 이웃 일본과 함께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한국의 역량을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 이방인 히딩크 감독과 23명의 태극전사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우리는 지금 꿈꾸는 기분이다.
한국팀은 라틴축구의 견고한 요새 스페인을 격파함으로서 이제 독일만 제압하면 요코하마로 진군하게 된다.
예선에서 포르투갈, 16강전에서 이탈리아, 그리고 8강전에서 스페인마저 차례로 격파한 한국팀을 보면서, 펠레를 비롯한 축구 전문가들조차 한국의 결승 진출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독일은 월드컵 3회 우승팀이고 차기 월드컵 개최국이다.
우리 대표팀이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독일과 멋진 승부를 겨루기를 기원한다. 결승진출을 못하라는 법은 없다.
자국 관중이 절대적인 응원을 받으며 월드컵 경기를 벌일 날이 언제 오겠는가. 결승까지라는 국민염원이 들리지 않는가?
히딩크 감독, 대표선수, 그리고 응원하는 붉은 악마를 비롯한 전국민의 마음이 물결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
감독과 대표팀 선수의 조화는 우연히 아니다.
우리는 국민적 자신감을 얻었고, 아울러 국가 이미지를 크게 개선하게 되었다.
4강 진출로 지구촌이 온통 우리나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때에 맞추어 붉은 악마의 조직적인 응원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줌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이제는 일본으로 가는 거다. 독일은 한국을 도무지 반갑지 않은 상대란다. 저렇게 끈질기게 덤비는 팀을 무슨 수로 당할지 난감한 모양이다.
우리는 자신이 있다. 이러다가 우리가 우승하면 어쩌란 말이냐?
온 국민이 탈진하고 말텐데. 울다 지쳐서 또 웃다 지쳐서 모두가 쓰러지면 어쩌란 말이냐?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조직으로 대응하기에 충분하다.
나도 모르게 '대∼한민국'을 외쳐본다.
박자도 정확하다.
월드컵이 끝나면 우리는 무슨 재미로 살란 말이냐.
(2002. 6. 23.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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