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의 향기, 그 중 가장 강렬한 향기는 아마 소나무 향기일 것이다.
며칠 전에 소나무 분제의 향기를 맡아본 적이 있었다. 송진향내라 일컫는 소나무 향기는 매우 특징이 있다. 소나무는 뭔가 독특한 냄새가 난다.
봄에 등산을 하다보면 새로 나온 새싹과 흙 냄새는 봄기운을 절로 설레게 한다.
한여름에는 잡초, 부식토가 뒤섞여 내는 곰팡이 냄새와 습한 냄새로 온 몸의 숨구멍이 함께 들떠 어디론가 잠시 빠져들고 싶은 유혹을 맛보게 된다.
가을에는 마른풀과 낙엽의 향내가 있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인생에 여백이 철철 넘치게 되는 계절의 숲과 나무의 연출에 그저 아연해진다.
풍요로운 가을에 기온이 떨어지면 활엽수는 세계의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단풍으로 가득하게 된다.
가을이 되면 낙엽이 지기 전에 잎의 색깔을 바꾸는 나무에서 가을을 맞이하여 향기와 함께 오랫동안 사색할 수 있는 날들로 내게 소리 없이 걸쳐 앉기도 한다.
겨울이 되면 설경을 보면서 자연의 음미한다.
이것이 진정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려니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허전하다.
자연은 늘 무질서한 척 보이면서도 위대한 질서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인간은 자연에 손을 대면서 자연을 개선시킨다고 믿고 있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자연은 무질서하니까 질서를 고쳐 잡아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가.
자연의 움직임 하나 제대로 읽지 못한 채 허둥지둥 토목을 하며 건설과 국토개발에 종사한답시고 전문직에 있으니, 수해는 늘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 하지 않는가.
나의 눈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많다.
왜 그들에게는 자연을 눈 여겨 관찰할 여유가 없는가. 국토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은 늘 뒷전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얼음과 눈이 다닥다닥 붙은 추운 겨울에도 하얀 몸뚱이를 내놓고 어기적거리며 지상을 디디고, 하늘을 이는 나무의 단아한 기상을 느끼는 겨울을 어서 맞이하고 싶다.
질서정연한 자연으로 옷을 벗고 입는 묘미를 맛보고 싶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동면에 들어가 하얀 눈으로 쌓이면 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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