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엔 자동차들이 줄을 서고, 양쪽엔 아파트가 하늘을 향하며, 그 사이로 사람들은 바쁘다.
어느 통로나 아이들의 봄 소리가 메아리친다. 뒤 공원에는 오늘도 남녀노소 모여서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다.
올해에는 꽃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그 날 그들이 지나쳤던 그 꽃도 꽃바람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저마다 있을 자리에 있으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평화롭다. 그러나 때로는 분수를 지키지 않기고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마음 편할 날이 없고 그들이 몸담아 사는 세상이 시끄러울 때도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새로운 천년에는 특별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새 천년에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지금이 무미 건조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연말에 세상 물정을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득을 보았다. 참으로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다.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의 베스트 셀러도 사 보고, 사이버 증권을 배우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방학 내내 컴퓨터의 주식 시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돌이켜 보면 나는 원래 돈하고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기본 자세를 저버린 것이 잘못이었다.
욕심이 과한 것도 잘못이었다.
연초가 되면서 코스닥 종목이 하락하여 손해를 보았다. 그러나 전문가, 신문 등 경제에 대한 지식은 얻을 수 있는 것은 작은 소득이었다.
어떤 사람은 주식 시장을 700만 명이 벌리는 고스톱 판이라고 하였다.
그렇다. 정말 투기장이었다. 그런데 나도 점점 재미에 빠져들고 있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올 봄에는 다들 부(富者)를 꿈꾸고 있는 현장을 보았다.
전광판이 온통 붉은 색 물결로 되어주길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치주냐 성장주냐 하면서 온갖 노력을 다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단타 위주로 돈을 챙기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도 하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아슬아슬한 투자로 산뜻한 봄기운에 숨을 크게 쉬고 있었다.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성공담을 보내야 행복하게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행복의 조건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이 어려운 세상을 무엇 때문에 사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내 몫의 삶인지를 망각한 채 하루 하루를 덧없이 지냈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으면 이것저것 챙기면서 욕심을 부리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고 주식은 말하고 있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차지한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식은 말하고 있었다.
행복은 주식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마음에서 꽃처럼 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주식이 아닌 방법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에 이웃의 행복이 나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돈보다 더 귀한 따뜻한 마음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았다.
주식은 꼭 등산과 같다. 등산을 해보면 그곳에서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산은 푸르고, 산봉우리 위에 구름은 희고,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주식시장을 찾아온다.
기분이 좋아 찾아오고, 기대를 갖고 찾아오고, 돈 벌려고 찾아온다.
주식시장에서 얻은 것은 주식으로 돈을 벌려고 하지말고, 검소하게 살면서 복을 누리자.
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하지 말고, 작은 권한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고, 말은 줄여서 하고, 행복은 다 누리지 말자. 그러면 우리들에게 새로운 시간들이 다가온다고 믿고 싶다.
(새 천년 2월 1일)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어느 시인의 마음 (0) | 2012.09.03 |
|---|---|
| 붉은 악마의 대∼한민국 (0) | 2012.09.03 |
| 계절의 향기를 맛보다 (0) | 2012.09.03 |
| 이제야 알았다. (0) | 2012.09.03 |
| 동면을 준비하는 사람들 (0) | 2012.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