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기러기 아빠

명명가 2012. 9. 3. 00:22

‘기러기 아빠’라는 기사를 읽고


오늘 아침 신문에 ‘기러기 아빠’라는 기사가 크게 보도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높은 교육열이 그대로 반영된 현상의 일부이다.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행복해진 사람보다 불행해진 사람이 많다는 현상에 답답한 마음이 든다.
기러기는 철새이므로 때가 되어야 돌아온다. ‘기러기 아빠’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상태로 때가 되어야 집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기러기 아빠’는 자식의 유학을 위해 자신은 국내에 남아있고 자식과 아내를 해외로 보낸 뒤 자신은 돈을 벌어 보내는 가족 현상이다.
원래, 기러기아빠라는 말은 1960~70년대 중동 건설붐을 타고 고향을 떠나 홀로 타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을 말하였다. 당시 ‘기러기 아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 있는 직업으로 해외근무수당으로 미화 천불이상을 따로 받았으니 국내 대기업의 월급이 20만원 정도 할 때로서는 파격적이었다. 이런 현상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기반을 잡기도 해서 신랑감 후보 직업으로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였다. 그러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가장이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었다.
요즘은 ‘기러기 아빠’는 조기 유학생을 둔 아버지를 상징한다. 최근 연이어 ‘기러기 아빠’들이 자살하더니 이번에는 캐나다에 유학을 보내놓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아들을 때린 아버지가 현지 사법 당국의 처벌을 받았다. ‘기러기 아빠’들은 유학을 떠난 자녀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함께 떠난 아내와 헤어져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 송금하나 막상 자신은 부실한 식사,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모두 떠난 빈 자리의 외로움으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기대만큼 공부를 못하거나 아내와 불화를 빚을 때 더욱 지치고 힘들어한다.
정신과에서는 ‘기러기 아빠’들의 이 같은 정신적 방황을 '빈둥지증후군''이라고 한다. 독일 만하임 대학의 교육학자 크리스텡 파파스테파누 교수는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아이들을 떠나보낼 때 더 큰 심리적 갈등을 겪는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즉 남성들이 빈 둥지 증후군을 더 깊이 앓는다는 것이다.
스웨덴의 우메오 대학 연구팀은 남성이 큰소리 치고 힘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는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만 힘을 발휘한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팀들이 68만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한 남자들이 자녀, 부인과 떨어져 살 경우 가족들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훨씬 높았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가족은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그들은 모든 여건이 감당할 만하기 때문에 선택한 길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행복 중에서 가장 우선해야하는 행복은 자신의 행복이다. 자신의 행복한 삶이 가족의 행복한 삶을 이루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기러기 아빠’들이 먼저 알아야 할 일은 삶에서 함께 사랑하고 미워하고, 함께 울고 웃고, 함께 괴로워할 수 있는 곳에 인생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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