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부를 사는 사람들

명명가 2012. 9. 3. 00:23

2부를 사는 사람들

  어머니께서 노인병원에 입원하시게 되어 몇 군데 노인전문병원을 찾아보았는데 가는 곳마다 똑같은 병원 시설과 간병인들, 똑같은 모습의 환자들이 병실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노년이 되면 육신을 오래 사용했으니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심장질환, 요통, 전립선질환, 골다공증 등은 세계 모든 노인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노인병들이다. 늙음도 서러운데 병으로 인한 고통까지 겹치니 그 심신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것이 노년의 첫 번째 고통이다.
  이 세상에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노년은 아무도 피해 갈 수 없다. 노년을 예견하고 준비하는 사람과 자기와는 무관한 줄 알고 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노년의 어려움은 남의 일이 아니라 나도 반드시 겪어야 하는 바로 나의 일이다.
  대전역 광장에 가면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이 모여 앉아 있다가 무료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광경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나이 들어 손에 쥔 것이 없다는 것이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일차적인 책임은 물론 본인에게 있는 것이지만, 그들이 우리사회에 기여한 노력에 대한 최소한도의 배려는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하겠다. 결코 노년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평균 수명이 길어진 시대일수록 은퇴 후의 삶이 더욱 중요하게 생각된다. 이것이 노년의 가난으로 인한 고통이다.
  젊었을 때는 어울리는 친구도 많고 호주머니에 쓸 돈이 있으니 친구, 친지들을 만나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나이 들어 수입이 끊어지고, 나이가 들면 친구들이 하나, 둘 먼저 떠나고, 더 나이 들면 육체적으로 나들이가 어려워진다. 그때의 고독감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그것이 마음의 병이 되는 수도 있다. 혼자 지내는 연습이 그래서 필요하다. 사실 가장 강한 사람은 혼자서도 잘 보낼 수 있는 사람이다. 고독의 고통은 전적으로 혼자의 힘과 노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고독은 가족이라 해도 도와 줄 수 없는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노년의 고독으로 인한 고통이다.
   마지막으로 노년의 어려움은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이 나이 들어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것은 하나의 고문이다. 몸도 건강하고 돈도 가지고 있지만 할 일이 없다면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노년의 가장 무서운 적이 무료함이다. 하루 이틀도 아닌 긴 시간을 할 일 없이 지낸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노년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회에 동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로그나 홈페이지에 글를 올리고, 많은 모임에 참여도 하고, 많은 정보를 검색하기도 하면서 무위나 무료와는 거리가 멀리 해야 한다. 노년에 두려워하는 치매 예방에도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사이버 세계에는 세대차이가 없다. 모두가 네티즌일 뿐이다.
   노년의 고통은 옛날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모든 사람들 앞에 있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운 좋은 사람은 한두 가지 고통에서 피할 수 있을는지 몰라도 모두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준비만 잘 하면 최소화할 수는 있다. 그 준비의 정도에 따라 한 인간의 노년은 전혀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그 누구라도 마지막에는 혼자다. 오는 길이 혼자인 것처럼 가는 길도 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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