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인간은 만남의 존재이다

명명가 2012. 9. 3. 00:24

인간은 만남의 존재이다

 

 

 

   오늘 아침 아파트 출입문을 나오다 뜻밖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아주 오래전에 함께 근무하던 동료가 아파트 경비로 온 것이다. 그 경비는 아주 잘 나가던 동료였다. 그런데 보증을 잘못 서서 가정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정년을 했는데 아직 자녀들이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만남은 반가움 반 서먹함 반이었다. 그는 숨기고 싶은 일을 들킨 사람처럼 기분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매일 매일 드나드는 입구에서 그를 만나는 것은 나는 반가울지 몰라도 그는 불편할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옛 동료와의 만남이 마냥 즐겁고 반갑기만 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독일의 문학자 한스 카롯사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라고 했다. 인간은 만남의 존재이다. 산다는 것은 만나는 것이다. 부모와의 만남, 친구와의 만남, 많은 사람과의 만남이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만남을 통해서 결정된다. 좋은 부모, 좋은 친구, 좋은 선생님, 좋은 남편, 좋은 아내를 만나야 행복하다. 인생에서 만남은 모든 행복을 만들기도 하고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교도소에 수용돼 있는 무기수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다.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교도소 내에 마련돼 있는 가족만남의 집에서 아내와 잊지 못할 만남을 가졌다.
구속 수감된 이래 13년만이다. 수감생활 초기는 아내가 언제 출소할지 기약도 없는 자신을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행복을 찾아 떠나도록 하기 위해 아내에게 상처를 주는 말도 많이 했지만 아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매달 2-3차례 면회를 왔고 이틀이 멀다하고 남편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다 남편이 있는 인근으로 이사까지 한 뒤 교도소 측에 우리 가정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아이가 필요하니 남편과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교도소 측은 성실하게 수용생활을 하고 있는 그의 부부에게 특별한 만남의 시간을 마련해주기로 결정했다. 어린 나이에 가정을 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순간의 실수로 수감됐기에 부부는 이번 만남이 신혼여행과 같았다. 애틋한 하룻밤을 보내며 남편은 자신 때문에 고생하며 청춘을 보낸 아내에게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했고 아내는 앞으로도 자신의 믿음이 변치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무기수의 아내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을 곁에 두고 함께 만날 수 있으면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건강하게 수감생활 하다가 출소하여 행복한 삶을 가질 수 있는 만남을 기원한다. 인생은 만남으로 시작하여 또 다른 만남으로 끝난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둥지증후군   (0) 2012.09.03
묵은 제자들이여  (0) 2012.09.03
群衆 속의 고독  (0) 2012.09.03
실수  (0) 2012.09.03
2부를 사는 사람들   (0) 2012.09.03